기시다 '차원이 다른 저출산 대책'..."어린이 예산 2배 늘리라" 주문
자민당 59개 과제 정리, 정부에 제시
연 8조엔 재원조달이 관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월23일 도쿄 국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연간 8조엔(약 78조7000억원)에 이르는 저출산 대책을 정부에 제안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올해 가장 중요한 대책으로 선정한 '차원이 다른 저출산 대책'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은 전날 저출산 대책과 관련한 59개 과제를 정리해 정부에 제시했다. 여기에는 초·중학교 급식비 무상화와 신혼가구 주택 지원 등 당내 주장이 대거 담겼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예산 총액만 연간 8조엔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민당을 움직인 방아쇠는 기시다 총리의 "어린이 예산을 두배로 늘리라"는 주문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아동수당 확대다. 기존에는 고소득 가구는 지원을 받을 수 없었는데 앞으로는 소득제한을 철폐하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
또 지원 대상 연령을 18세로 높이고, 다자녀 가구를 확대하며, 아동수당 자체를 늘리는 '급부액의 검토'라는 문구도 넣었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들은 육아수당이 첫째 아이는 월 1만5000엔, 둘째 월 3만엔, 셋째부터는 월 6만엔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초·중학교의 급식비 무상화도 언급됐다. 신혼가구가 주택을 저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실렸다. '출산비용 보험 적용'은 과거 불임치료 보험 적용을 실현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주도했다.
육아휴직을 동시에 쓰는 맞벌이 부부의 급여를 실질적으로 100% 보장하고, 2030년까지 남성의 85%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대책도 마련한다.
하지만 이런 제안을 실현하는데 필수인 8조엔 규모의 재원 조달과 관련한 기재는 보류했다.
당 관계자는 "모든 정책이 2024년도 예산에 담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4월 총리가 주재하는 관계장관회의를 신설해 과제를 정리하고,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어 6월 '경제재정 운영 및 개혁 기본방침'에서 큰 틀이 잡히고, 8월 각 부처에서 실행할 구체적인 사업들이 확정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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