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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list' 작성자, 김용 재판서 "남욱, 목숨줄이니 날짜·액수 메모하라"

'Lee list' 작성자, 김용 재판서 "남욱, 목숨줄이니 날짜·액수 메모하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에서 중요 증거로 제출된 'Lee list' 작성자 이모씨가 '대장동 일당' 남욱씨의 지시로 수억원을 정민용씨에게 전달하고 액수와 시기를 메모로 남겼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30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남씨의 측근이자 천화동인 4호 이사인 이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돈을 전달하고 메모를 작성한 경위에 대해 진술했다.

검찰 측이 "남욱이 '내 목숨줄이니 날짜까지 메모하고 금액도 메모해둬라'고 한 것이 맞나"고 묻자, 이씨는 "그렇다"면서 "최대한 기억나는 대로 메모해두라고 해서 메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정씨에게 목숨줄이라고 표현한 이유에 대해 묻자 "추측하건대 현금으로 8억 넘는 돈이 건너갔고, 그게 위험한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답했다.

작성한 메모의 제목을 'Lee list(Golf)'라고 지은 경위를 묻는 질문에는 "남씨가 자신의 목숨줄이라고 써서 현금 전달이다보니 누가 봤을 때 현금 내역처럼 보이지 않도록 했다"면서 "제가 이XX(이름)여서 Lee list였고 네 명이서 골프친 것처럼 보이게 'Golf'를 추가했다 "고 진술했다.

검찰은 지난 7일 열린 첫 재판에서 자금 공여자인 남씨의 측근 이씨가 작성한 메모를 증거로 제출했다.

'Lee list(Golf)'라는 제목의 메모 상단에는 '4/25 1, 5/31 5, 6 1, 8/2 14300'이라는 숫자가 적혀있다. 검찰은 2021년 4월 25일 1억원, 5월 31일 5억원, 6월경 1억원, 8월 2일 1억4300만원을 전달한 것을 메모해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돈이 정씨를 통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전달됐고,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에게 돈을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2021년 4~8월 4차례에 걸쳐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8억4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불법 자금의 전달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이 일부 자금을 썼다고 보고, 김 전 부원장이 실제 받은 돈은 6억원으로 보고 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