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BSI 70 전월 대비 7p 올라
1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 기록
제조업 기업의 체감경기가 모처럼 나아졌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넉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에서 모두 BSI 지수가 개선됐다. 비제조업 또한 봄철 따뜻한 날씨로 건설·부동산업과 여가 관련 서비스업 수요가 늘어나면서 체감경기가 나아졌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 대비 7p 높은 70을 기록했다. 넉달 만의 상승 전환으로 상승폭도 지난해 4월(7p)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크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향후 기업경영 상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더 많은 것이고, 100보다 작으면 업황이 나쁘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은 것이다.
이달 반도체 제조장비 납품 증가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9p 상승했고, 철강제품 가격 상승으로 1차 금속도 15p 올랐다. 반도체 설비투자 수요가 늘면서 기타 기계장비도 13p 증가했다.
황희진 한국은행 경제통계조사팀장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기업에서 계속해서 반도체 설비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하반기 반도체 가격이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갖고 감산 없이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장비 납품업체의 양호한 실적 또한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조선과 자동차 등 전방산업 수요 증가로 인한 기대감도 작용했다. 한은에 따르면 철강, 조선과 자동차 등 전방산업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강판 등 철강 가격 인상에 대한 기대감도 제조업 체감경기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비제조업 또한 봄철 따뜻한 날씨의 계절적 요인으로 체감경기가 나아졌다. 이달 비제조업 업황BSI는 전달 대비 1p 오른 74로 두달 연속 상승했다. 건설공사 진행률 증가, 토목공사 등 신규수주 증가로 건설업이 8p, 부동산업이 6p 증가했다. 골프장 방문객 증가 등 여가활동 수요 증가로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14p 상승했다.
이에 이달 전체 산업의 BSI는 전월보다 3p 상승한 72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만에 상승한 것이다. 대기업이 전달 대비 7p 오른 69, 중소기업은 6p 오른 71을 기록했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은 각각 3p, 9p 오른 64와 74로 기업규모별·형태별로 봐도 체감경기가 나아졌다. 4월 업황전망 BSI 또한 개선됐다. 제조업이 전월 대비 3p 상승한 69를, 비제조업도 전월 대비 1p 상승한 75로 조사됐다.
다만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0.1p 내린 91.5로 하락 전환했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1.0p 내린 89.8로 2년4개월래 가장 낮았다. 특히 2017년 1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30개월 연속 하락한 이후 가장 긴 기간 하락세(16개월)를 그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으로 글로벌 경기침체·불확실성 등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다 고물가에 고금리까지 이어지면서 내수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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