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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통' 조태용, 訪美 준비·외교안보라인 쇄신 책임진다

안보실장 공식 업무 돌입
"대통령실 전구성원 원팀 노력…
尹정부 국정 목표 완성시킬 임무"
방미이후 외교안보라인 개편 속도

'미국통' 조태용, 訪美 준비·외교안보라인 쇄신 책임진다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대통령실 외교·안보 컨트롤타워 자리를 맡았다. 조 실장 앞에는 당장 내달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 방미 준비라는 큰 과제가 놓이게 됐다. 특히 김성한 전 실장의 급작스러운 사퇴로 윤 대통령 방미 이후에는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의 대대적 쇄신까지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조 실장은 30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1개월 동안 윤석열 정부의 국정목표인 글로벌 중추국가 건설을 위해서 주춧돌을 잘 놨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그 주춧돌 위에 좋은 내용으로 집을 지어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목표를 완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임무"라고 말했다.

조 실장은 이날 오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고 정식 업무에 들어갔다. 당초 주미대사 직을 수행하던 조 실장은 외교부의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차 국내로 들어왔다 국가안보실장 자리를 맡게 됐다. 따라서 당분간 국내에 남아 업무 인수인계는 물론 내달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준비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 실장은 정통 외교관 출신의 대표적인 미국·북핵통으로 꼽힌다. 경기고 졸업 후 서울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1980년 외무고시 제14회로 외교부에 입부한 이래 북미국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1차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 토니 블링컨 현 미 국무장관과 카운터파트로 북핵문제를 논의한 경험이 있다.

윤석열 정부 초대 주미대사로 임명된 이후에는 미국 현지에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과 올해 한미동맹 70주년 기념사업 등을 주도적으로 지휘했다. 때문에 갑작스러운 자리 이동에도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준비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 실장은 "중차대한 시기에 안보실장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안보실을 포함한 대통령실 전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또 원팀으로 노력해나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 실장이 임명됐지만 대통령실과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대대적 물갈이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동안 대통령 순방 과정에서 벌어진 혼선과 잡음으로 인해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김 실장의 사퇴는 이같은 움직임에 더욱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조 실장의 후임 자리에는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전 실장의 사퇴로 대통령실은 물론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까지 후속 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28일까지도 김 전 실장의 교체설을 부인해왔다. 같은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참모들에게 김 전 실장 교체설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역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 전 실장을 비롯한 안보실 참모들과 오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날 김 전 실장의 자진 사퇴 발표 이후 후임자 내정에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조 실장의 후임인 주미대사 자리까지 하루만에 채워지는 상황을 감안하면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안보실장 교체와 그에 따른 후속 조치 논의가 어느정도 진행돼 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외교부 출신인 김일범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이 자진 사퇴하고,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교체되면서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개편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의 사퇴와 후속 조치 등의 속도를 고려하면 이같은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외교·안보 라인의 대대적 개편 시기는 윤 대통령의 내달 국빈 방미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미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시간에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장이 교체된 만큼, 실무진 개편은 시간적 여유를 두고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