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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의붓딸 성추행 아빠..경찰 "정식 수사한다"

'결혼지옥' 의붓딸 성추행 아빠..경찰 "정식 수사한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 불거진 의붓딸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의붓아버지를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전북경찰청은 30일 “결혼지옥 관련 아동 성추행 신고가 접수된 의붓아버지에 대해 ‘입건 전 조사’에서 수사로 전환했다”며 “아동학대 관련해선 비밀 누설 금지 의무가 있고, 혐의 여부는 더 조사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입건 전 조사’는 경찰이 정식 수사로 전환하기 전 자체 조사하는 것으로 2021년 8월 경찰청이 ‘경찰수사규칙’을 개정하면서 용어를 바꿨다.

지난해 12월 19일 방송된 ‘결혼지옥’에서는 전북에 사는 한 재혼 가정 남성이 일곱 살 의붓딸과 놀아주면서 ‘가짜 주사 놀이’라며 딸 엉덩이를 손으로 찌르고 딸이 거부하는데도 꽉 끌어안은 채 놔주지 않는 장면이 방영돼 논란이 일었다.

아내의 만류에도 의붓아버지는 “딸에 대한 애정 표현”이라며 멈추지 않았다.

방송 직후 MBC 게시판에는 “아동 성추행이자 학대”라는 시청자 민원이 쏟아졌고,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의견도 많았다.

논란이 커지자 MBC는 지난해 12월 21일 “부부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시청자가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경찰은 아동 의견과 친권자인 보호자 상황 등을 고려해 의붓아버지를 수사 대상에 올렸다. MBC로부터 편집 전 원본도 확보해 전체적 맥락도 살피고 있다.


경찰은 외부 진술 분석 전문가 도움을 받아 아동 진술이 보호자에 의해 오염됐는지, 실제 아동 의사가 맞는지를 판단할 방침이다. 진술 분석 전문가는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아동 또는 장애인 피해자 인지·발달 수준을 파악해 조사와 질문 방법 등을 수사관과 협의하는 역할을 한다.

경찰 관계자는 “2차 피해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