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는 최근 '탈출 소동'을 벌였던 얼룩말 세로를 보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0일 어린이대공원 방사장 주변은 세로를 보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울타리 교체 공사로 초식동물마을 관람로가 막히고 바리케이드까지 설치됐지만 시민들은 멀리서라도 세로를 보기 위해 건너편 데크에서 목을 빼고 연신 세로의 이름을 불러댔다.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지인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 "여기 세로 있다"라며 소식을 전하는 이도 있었다.
시민들은 대부분 세로가 건강해 보여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문초희씨(27)는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더 예쁘다"라며 "앞으로 더 나은 동물원 환경에서 잘 적응해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광진구에 거주하는 프리랜서 서모씨(60)는 "예전부터 얼룩말을 좋아했는데 뉴스를 보고 아내와 근처에 식사하러 온 김에 한번 보러 왔다"라며 "실제로 봐서 참 반갑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걸 보니 걱정했던 것보다 잘 있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동물원의 환경 개선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공원 인근 직장을 다닌다는 최학곤씨(50)는 "지금 방사장이 세로가 살기에 좁아 보이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 환경도 좀 개선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자신을 향한 뜨거운 관심에도 세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방사장을 느긋이 거닐다가 가만히 서서 관람객을 멀뚱히 바라보는가 하면 바닥에 몸을 구르기도 했다.
세로는 지난 23일 오후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우리를 부수고 탈출해 서울 시내를 활보하다 붙잡혀 3시간여 만에 돌아왔다. 이후 내실에 머물며 안정을 취한 뒤 29일부터 방사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세로가 탈출하며 부순 나무 울타리 안쪽에는 높이 2m가 넘는 초록색 철제 울타리가 임시로 설치됐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울타리와 관람 데크 교체 공사를 내달 30일까지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경욱 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장은 "처음 방사장 문을 열었을 때는 새 임시 울타리가 신기했는지 머뭇거렸는데 이내 나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라며 "세로는 현재 잘 먹고 있으며, 예전 상태를 거의 회복했다"라고 전했다.
세로는 내년에 다른 동물원의 또래 암컷을 짝으로 맞아 대공원 동물원에서 함께 살 계획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