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범죄 유력
2~3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
피해자 미행 후 범행 저질러
범죄차량서 범행 도구 발견
범행 동기 금전 가능성...
"가상화폐 빼앗을 목적" 진술
지난 29일 밤 11시48분쯤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가 납치되고 있다.(영상 = 독자제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주택가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납치·살인 사건은 피해자의 '코인' 등 재산을 노린 계획 범행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경찰은 수사팀을 확대해 진상 규명에 총력을 펼칠 예정이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대포폰 사용, 현금만 사용하고 사전에 범행 대상을 지목해 벌인 계획 범죄인 것으로 보인다"며 "체포된 피의자 중 한 명이 금전 목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해 관련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역삼동 납치사건 피의자 A씨(30·무직)와 B씨(36·주류사 직원), C씨(35·법률사무소 직원)를 검거해 수사 중이다.
A씨는 B와 과거 배달대행일을 하다가 만났고 C와는 일면식이 없었다. B와 C는 대학 동창 사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A를 제외한 B와 C는 수사 협조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 공범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경찰은 "추가 공범 여부는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범행 2~3개월 전부터 사전에 범행을 계획하고 역할을 분담해 이를 실행에 옮겼다.
C씨가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지목한 뒤 범행 도구를 제공했고 나머지 두 명이 피해자를 지난달 29일 11시 46분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주택가에서 직접 납치해 살해하고서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사체를 유기했다.
이들은 주거지가 경기 또는 충청권으로, 범행 하루 전 상경해 범행 당일 오후 4시께 피해자의 사무실 인근에서 대기했다. 이어 오후 7시께 퇴근하는 피해자를 미행해 사건 발생 시간 주거지 인근에서 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피해자는 격렬한 저항을 했으나 이들은 폭력을 사용해 강제로 납치했다.
납치 이후에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경기 용인까지 간 뒤 국도로 빠져 충남 대전으로 이동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또 살해 후 사전에 물색해 둔 장소에 사체를 유기한 후 충북 청주로 이동, 택시를 타고 다시 성남으로 돌아와 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약 1시간 후인 지난달 30일 오전 12시 50분께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차량 번호판을 특정 후 수배 및 공조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현재 경찰은 구체적인 피해자 살해 시각을 조사 중에 있으며, 부검 등을 통해 정확히 파악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오전 대전에서 발견된 이들이 범죄에 사용한 차량에서는 고무망치와 주사기, 혈흔이 묻은 목배게 등 범죄에 사용된 도구들이 나왔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수법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범죄와 금전과의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예정이다.
경찰은 "A씨의 진술에 따르면 이들은 피해자 소유의 가상화폐를 빼앗을 목적으로 범행했다"면서 "피해자의 가상화폐 재산 규모와 실제 피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납치 사건 이전 암호화폐 관련 사건에 연루돼 이미 수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A씨의 채무는 3600만원 상당으로, B씨와 "채무관계를 변제해주겠다"는 제의도 받았다고 진술해 실제 금전이 오갔는지도 수사 중이다.
한편 경찰은 범행 경위, 동기를 조사한 후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한편 신상공개 의회를 거쳐 피의자 신상 공개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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