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가 연 수출 약 40%를 중국·미국 등 특정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활력과 글로벌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해외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출의 품목과 국가 집중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2일 발간한 '세계 10대 수출국의 수출 집중도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품목 집중도는 779.3p으로, 세계 10대 수출국(평균 548.1p)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일본(753.0p), 중국(640.2p), 캐나다(621.5p), 벨기에(584.1p), 독일(529.7p) 순으로 수출의 품목 집중도가 높았다. 10대 수출국 중 품목 집중도가 가장 낮은 나라는 네덜란드(372.1p)로 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구조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됐다. 실제 상위 10대 수출 품목의 수출액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68.7%)이 세계 10대 수출국(평균 58.8%) 중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의 수출 대상 국가 집중도는 1019.0p이었다. 이는 세계 10대 수출국(평균 1214.7p) 중 캐나다(5734.4p)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다음으로는 일본(971.0p), 네덜란드(863.7p), 벨기에(779.0p), 미국(729.9p), 중국(562.5p) 순이었다. 10대 수출국 중 국가 집중도가 가장 낮은 나라는 독일(434.8p)로 조사됐다.
이는 2020~2022년 기준 우리나라 수출의 약 40%가 중국(24.5%)과 미국(15.2%)에 쏠린 결과다. 한국의 전체 수출 대비 수출 상위 5개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58.6%로, 캐나다(86.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한경연은 한국처럼 특정 품목 및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대외 환경 변화로 인한 수출 충격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팬데믹과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중국 중심의 글로벌 가치사슬(GVC)이 재편되고, 4차 산업혁명 가속화로 새로운 먹거리가 다양하게 등장하는 등 최근의 국제통상 환경 변화 흐름은 특정 품목·국가 집중도가 높은 한국 수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8~2022년 최근 5년 간 우리나라 수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3.6%로, 세계 10대 수출국(6.1%)에 비해 크게 미흡했다. 한경연은 한국이 최근의 글로벌 불확실성 요인 확대로 인한 수출 타격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았다고 해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수출이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특정 품목·국가에 편중된 수출구조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적극적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과 함께, R&D 등 민간의 혁신 지원 확대를 통해 경쟁력 있는 품목을 다양하게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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