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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야간에 갑자기 도로 위로 튀어나온 검은색 반려견을 치어 숨지게 한 뒤 현장을 이탈한 운전자에게 뺑소니 죄를 묻기는 어렵다는 판결이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A씨(38)에게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1일 저녁 7시30분께 강원 정선군의 한 도로 왼쪽 주거지에서 도로에 진입한 B씨 소유의 개를 피하지 못하고 들이받아 숨지게 하고 그대로 현장을 이탈한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A씨는 벌금형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그는 "산짐승이라고 생각했고, 해당 동물이 사망했다고 인식하지 못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보고 개로 보이긴 하나 야간인 데다 검은색 계열의 개였던 점과 개가 튀어나온 곳이 어디인지 명확히 인식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A씨 주장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사고 당시 블랙박스 충격감지음이 울렸고 A씨가 '아'라고 말했으나 그로 인해 개가 도로 위에서 숨졌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검은색 반려견이 사각지대에서 빠른 속도로 갑자기 튀어나왔다"며 "A씨가 과속 등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정은 보이지 않고, 발견 즉시 감속해도 사고를 피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검찰이 유죄 주장에 인용한 대법원 판례는 이 사건과는 사안이 달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라며 기각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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