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전 한국농어촌공사 수자원관리 이사
시기별·지역별 강수량 차이 심해
남부지방 가뭄 7개월 넘게 이어져
하천물 끌어와 영농기 용수 확보
수도권도 물 부족 안전지대 아냐
정부·지역사회 적극 대책 세워야
"기후위기로 인해 우리나라도 물 부족이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농업용수가 부족해지면 한 해 농사를 망치게 되죠. 물이 풍부한 지역의 여유 수자원을 물 부족 지역에 공급해 농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있습니다."
김규전 한국농어촌공사 수자원관리 이사(사진)는 2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최근 지역별로 강수량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적절한 수자원 관리와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역별 강수량 격차로 인한 불균형 해소는 농어촌공사의 주된 수자원 관리 업무다. 이 중 농업용수 공급, 수질 관리 등 용수공급 전반을 담당하는 김 이사는 올해 공사 관리 농경지 46만㏊에 농업용수를 적기에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김 이사는 "지난 6개월간 중부지방은 평년 강수량 대비 90~128% 이상의 높은 강수량을 기록했지만 전북, 전남, 경남 지역은 평년 대비 75~83%의 강수량에 그쳤다"며 "모내기는 문제가 없지만, 6월 이후에도 비가 오지 않는다면 영농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역대급 가뭄이 닥친 남부지방은 지난해 관측 이래 가장 오랜 227.3일의 가뭄일수를 기록했다.
김 이사는 "물 부족이 예상되는 저수지에 대해 지난해 11월부터 저수지 인근 하천에서 물을 끌어와 저수지에 채우는 양수저류를 통해 938만㎥의 용수를 확보하고 있다"며 "영농기가 시작되면 양수시설을 활용해 하천에서 수로에 물을 공급하는 직접 급수 등 시설별로 맞춤형 용수확보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3400여개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올해 3월 말 기준 73%로, 평년 대비 93%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본격적으로 시행된 가뭄대책에 힘입어 문제 없이 물 공급이 가능한 '저수위'에 도달하는 시기는 늦춰지고 있다.
김 이사는 "우리나라의 연간 강수량은 1306㎜ 정도인데, 이 중 54%에 해당하는 710㎜가 여름철인 7~8월에 집중돼 쓸모없이 방류된다"며 "이런 특성으로 총강수량 대비 실제 저수해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감소하고 있으며, 물 부족 문제 또한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지역까지 가뭄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김 이사는 "현재까지 수도권 지역의 가뭄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예측이 어려운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 발생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공사의 지역 가뭄 해결 모델은 수도권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상현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물 절약 및 재활용을 위한 정책적 지원, 수자원 보호와 관리 등으로 가뭄 피해를 예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잡을 수 없는 기후변화에 앞으로 강수량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김 이사는 "수자원은 우리 생활과 산업, 농업, 환경 등 모든 분야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자원"이라며 "물의 수급과 관리를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계획과 전략, 지역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세대 역시 깨끗하고 풍부한 수자원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홍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