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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만기 집중된 부동산PF 브릿지론...부동산PF 뇌관 본격 작동

부동산 PF 만기도래 금액 가운데 절반 이상인 브릿지론

올해 상반기 만기 집중된 부동산PF 브릿지론...부동산PF 뇌관 본격 작동
부동산 플랫폼 업체에 따르면 2월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대비 17.2% 감소했다고 밝혔다.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대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브릿지론 구조조정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 이유는 그만큼 브릿지론 부실이 전체 부동산 PF 부실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실제 최근 부동산 PF 부실로 금융당국은 물론 금융권 전체가 긴장하는 가운데 부동산 PF 만기도래 금액 가운데 절반 이상인 브릿지론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PF 사업에서 브릿지론은 사업 초기 단계에 일으키는 고금리 단기 대출로 대개 토지매입잔금이나 토지구입 계약금을 치룰 때 일으킨다. 하지만 최근 브릿지론에서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가 연장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리상승·미분양 등에 본 PF 전환 막혀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브릿지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 PF로의 연결이다. 시행사가 브릿지론을 통해 토지매입, 인허가 등 이슈를 처리하고 본 PF를 일으켜야만 차주들이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브릿지론에서 대주를 구하지 못해 본 PF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이때부터 차주들의 손실이 발생한다.

본 PF로 전환되지 못할 경우 만기 연장 또는 자금 회수가 집행되는데 자금회수가 집행될 경우 시행사의 현금 동원 능력이 충분하지 않아 상환에 실패한다면 차주들이 큰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만기 연장 결정이 나더라도 시행사는 고금리 부담을 지게 된다.

부동산 금융시장 경색으로 PF가 사실상 멈춰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브릿지론 비중이 높은 차주들을 중심으로 부실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현재 만기 도래한 본 PF는 3~4년 전에 집행된 건으로 부동산 호황기에 분양이 순조롭게 됐고 지난해 집행된 건은 만기가 3~4년으로 미분양 나더라도 올해 이슈는 아니다"라며 "당장 급한 불을 꺼야 하는 건 브리지론"이라고 말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 역시 "단기적으로 증권사가 직면한 위험요인은 브릿지론의 부실화"라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만기 집중..구조조정 불가피
브릿지론의 만기 도래시기는 올해 상반기에 집중돼있다. 실제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의 경우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 약 14조원 중 58.4%가 브릿지론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업계에서도 전체 사업장 중 1회 이상 만기 연장된 사업장 비중은 브릿지론이 24%, 본PF가 15%로 브리지론이 더 높다. 올해 상반기 브리지론의 경우 약 64%, 본PF의 경우 약 38%가 만기도래한다.

캐피탈업계 역시 브릿지론은 약 90%의 상환 기간이 1년 내 집중돼있어 만기 집중도가 높고 본PF 전환 여부에 따른 부실화 리스크가 높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과 증권사, 캐피탈사들의 자산건전성이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오유나 한국신용평가 수석 애널리스트는 "캐피탈사의 경우 올해 1·4분기부터 만기 연장이 이뤄졌던 현장들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요주의이하자산비율을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저하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 악화로 브릿지론 연장이나 본 PF 전환과 같은 사업 진행이 쉽지 않고 만기 연장되더라도 차주 이자부담이 급격히 늘어 결국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PF대주단 협의체 출범으로 만기연장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만기 연장시 금리 약 연 10~13%수준으로 예년의 2배 수준으로 조달금리 상승 효과가 상당히 반영돼 차주 이자부담이 커져 사업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