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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박범계, 제가 있을 때 말하라… 다음날 라디오 말고"

한동훈 "박범계, 제가 있을 때 말하라… 다음날 라디오 말고"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03.30. bjk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총선 출마를 점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제가 있을 때 말하면 더 잘 설명드리겠다"고 일갈했다.

한동훈 장관은 3일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에 입장하면서 '(한 장관의)마음은 이미 여의도 밭에 와 있다'는 박범계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제가 여의도는 부를 때 가끔만 오지 않느냐"며 "박 (전) 장관은 법사위에서 자주 뵙는데, (할 말이 있다면) 거기에서 말씀하시면 좋겠다. 맨날 다음 날 시사 라디오에서 말씀하시는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자주 뵈니 거기서 말하면 좋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박 의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한 장관의 말과 처신을 보면 이미 마음은 콩밭이 아니라 여의도밭에 와 있다"라며 "정치인의 언어를 쓰고, 정치적 현안을 언급할 때만 신이 난다. 최근 법무행정의 무엇을 언급했지라는 의문이 들 정도니 조만간 (총선에) 나올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한 장관은 국회에서 한 자신의 발언이 직설적이란 지적에는 "많이 있던 말 같은데, 좋은 뜻으로 한 말씀이라 생각한다"라며 "그런 충고는 대부분 공직자가 어떻게 하면 국민에게 잘 봉사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정치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지 정치적 처세술에 대한 것 같다.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고 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답했다.

한 장관은 야권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 도입과 관련해선 "특검제도라는 것이 특정인 보호나 특정 사건을 방어하기 위한 용도로 쓰인다면 국민이 그 제도를 신뢰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검찰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개발 의혹 및 성남FC 뇌물수수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아울러 한 장관은 제주 4·3사건 희생자들의 재심 재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법원은 최근 수년간 4·3 희생자들에 대한 재심 재판에서 이승만 정부 계엄령의 불법성을 인정하고, 희생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해 왔다.

한 장관은 "법무부는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곳(은) 아니다"라면서도 "해당 사건의 피해자와 유족들을 위해 직권재심 청구대상을 넓히는 등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