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구글이 마른 행주를 쥐어짜듯 직원 복지 혜택과 사무용품 지급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사진은 2004년 8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 앞의 대형 간판. 로이터연합
구글이 마른 행주를 쥐어짜듯 대대적인 추가 비용절감에 나섰다.
3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구글 최고재무책임자(CFO) 로스 포랫은 지난달 31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노트북 교체 주기를 늘리고, 직원 카페 가동일을 축소하는 등의 직원 복지 혜택 축소 방안을 통보했다.
포랫은 이 메일 제목을 ‘회사 차원의 영속적인 절약에 관한 OKR’이라고 달아 이번 조처가 일시적으로 반짝하고 마는 일회성 전시행정이 아닌 앞으로 최소 수년은 지속될 기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는 거대하고, 다년간에 걸친 노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OKR은 목표(objectives)와 주요 결과 또는 실적(key results)을 가리키는 말이다.
CNBC는 또 다른 문서에서 구글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피트니스 수업, 스테이플러와 테이프 같은 사무용품 지급을 축소하고, 노트북 교체 주기도 늘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포랫은 올해 구글의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가 “개선된 속도와 효율을 통한 지속성 있는 절약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복지 혜택 축소는 알파벳 산하 구글이 상장 약 20년 만에 가장 심도 깊은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구글은 비용절감의 일환으로 1월 전체 직원의 약 6%인 1만2000명 감원을 발표하기도 했다. 매출 성장 둔화와 그동안의 기록적인 충원이 충돌한데 따른 것이었다.
구글은 심지어 임시 해고된 직원들의 출산휴가, 병가 잔여 수당 지급도 거부했다.
포랫은 이메일에서 금융위기로 경제가 극심한 침체를 겪었던 시기인 2008년을 두 차례나 언급했다.
그는 “전에도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다”고 운을 뗀 뒤 “2008년 당시 지출이 매출보다 더 빠르게 늘었고, 이에따라 기계 활용도를 높이고, 부동산 투자를 감축했으며 출장과 오락(T&E), 카페, 마이크로 키친, 휴대폰 사용 예산을 줄이고 하이브리드 차량 자회사도 정리했다”고 지적했다.
포랫은 “2008년에 그랬던 것과 똑 같이 효율적이지 않은 분야, 또는 회사 크기에 어울리지 않는 규모로 커진 분야의 지출을 찾아내겠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이날 조처로 노트북과 데스트톱 PC, 모니터 교체를 일단 중단했다. 아울러 교체 주기도 바꾸기로 했다.
엔지니어가 아니지만 새 노트북이 필요한 직원에게는 값 싼 크롬북을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구글은 앞서 애플 맥북 등 다양한 노트북 옵션을 제공했다.
또 회사 내선으로 통화가 가능한 경우에는 휴대폰으로 전화해서도 안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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