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를렌 시아파 프랑스 사회적 경제 담당 국무장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유명 성인 잡지 '플레이보이' 표지에 프랑스 여성 현직 장관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이 장관은 여성과 성소수자 권리를 이야기하겠다는 취지로 나선 것이지만, 프랑스 현지에서는 연금 개혁으로 인해 뒤숭숭한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취했다며 비판적인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CNN 방송 등 외신은 오는 8일 출판하는 플레이보이 프랑스판 최신호에 마를렌 시아파 사회적 경제 담당 국무장관의 사진과 그의 인터뷰가 담길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터뷰 내용은 12쪽 분량으로 여성과 성소수자 인권 관련 이슈가 주제다.
프랑스 현지 신문 '파리지앵'에 따르면 시아파 장관은 표지 및 인터뷰 사진에서 옷을 입은 상태로 등장하지만, 몇몇 사진에서 프랑스 국기를 몸에 두르고 요염한 포즈를 취하는 등의 모습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플레이보이 프랑스판 편집장 장-크리스토프 포랑탱은 시아파 장관을 두고 "(정치인 중) 가장 플레이보이와 어울리는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마를렌 시아파 프랑스 사회적 경제 담당 국무장관.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프랑스 정계에서는 시아파 장관의 이 같은 행보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 프랑스 내에는 연금개혁과 관련해 반대 움직임이 10차 시위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금을 받는 시점인 법정 정년을 64세로 올리도록 추진하자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 마크롱 대통령이 하원 표결을 생략하는 헌법 49조 3항을 이용해 개혁안을 통과시키자 여론은 더욱 싸늘해진 상태다.
이 가운데 집권 여당 소속 엘리자베스 보른 총리는 전날 시아파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현시점에 전혀 적절하지 않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당의 루도비치 멘데스 의원도 현지 매체 BFM-TV와의 인터뷰에서 "만우절 거짓말로 오해했다"라며 "페미니스트로서 투쟁하는 것은 이해가 가능하지만 그것을 왜 플레이보이에서 봐야 하나"라며 지적했다.
야당에서는 시아파 장관의 화보를 통해 정부가 연금 개혁에 대한 관심을 돌리려는 계획일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기도 했다.
녹색당의 루소 의원은 "우리 사회는 위기의 한 가운데에 있다.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사람들이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플레이보이로 연막을 치려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시아파 장관은 오랫동안 페미니즘 운동을 하던 인물이다. 2017년 마크롱 대통령에 의해 프랑스 최초 성평등부 장관으로 발탁돼 입각했다.
같은 날 시아파 장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여성들이 자기 몸을 지킬 권리를 옹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프랑스에서 여성은 자유롭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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