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통일전선전술로 분열 갈등 조장, 대남심리전 관측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서해수호 55용사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4일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달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엄수된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대해 '역겨운 광대놀음에 깔린 어리석은 술책' "광대놀음"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일제히 천안함 피격사건 전사자들에 대해 특유의 막말을 동원해 비난을 퍼붓고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전형적인 통일전선전술에 의한 남남분열과 갈등 조장, 국론분열, 한미동맹 이간을 노린 복합적 대남심리전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매체는 우리 군 통수권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윤석열 역도는 그 무슨 희생과 헌신 타령을 늘어놓으며 개죽음을 당한 괴뢰군 놈들을 찬양하기에 급급했다"며 "반공화국 대결 분위기를 고취하여 저들의 군사적 열세와 안보 불안을 눅잦힐(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약삭빠르게 타산한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 선전매체 '류경'은 천안함 사건을 "이명박 역도가 사건을 억지로 우리 공화국과 결부시킨 특대형 모략극"이라고 했고, '통일의메아리'도 "우리에게 도발의 감투를 씌우고 그것을 구실로 외세와 야합하여 반공화국 제재 압박을 더 한층 강화하기 위해 제 손으로 숱한 사병들을 제물로 바치면서 꾸며낸 자작극"이라고도 했다.
또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최근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설립 10주년' 세미나에서 열악한 북한 인권을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반공화국 대결광증으로 이성도 분별도 다 잃은 정신병자"라고 북한 선전매체 통일의메아리가 보도했다.
천안함 피격사건은 2010년 3월 26일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으며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한 사건이다.
당시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한의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날조극'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선 1급 정보를 직접적으로 열람할 수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과거에 직접 북한의 소행이라 말했다.
하지만 일부 자칭 전문가들은 종북몰이를 피하려는 의도라며 어떠한 증거 제시에도 무조건 자기들 말이 맞다며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일부 시민단체들은 앞장서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허점을 파고들어 단순한 망상이 아닌 의도적인 음모론을 퍼트린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천안함 피격과 관련한 조사엔 우리나라의 전문가들뿐 아니라 스웨덴, 미국, 캐나다, 영국의 전문가 24명이 참가해 만장일치로 보고서를 채택했다. 천안함 음모론이 사실이라면 이 4개국 모두 조작에 참여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음모론자들과 일부 시민단체에선 끝까지 이 국가들이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고려해 조작에 참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중립국인 주한 스웨덴 라르스 바르고 대사는 공개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스웨덴 팀은 침몰의 원인이 북한 어뢰에 의한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그러한 결론을 의심할 어떤 이유도 없다고 본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1968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을 제거하려는 北 124부대에 의한 청와대 기습 사건과 1983년 10월 미얀마 양곤에서 당시 전두환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폭탄테러로 우리 정부 주요 요인과 수행원 17명이 사망한 사건, 1987년 11월 KAL기 폭파 사건 등도 남한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거나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북한의 소위 백두혈통인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은 당선동부부부장을 맡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마친 후 천안함 생존장병 전준영 씨를 포옹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