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처음으로 100조엔 돌파, 캐시리스 비중 3분의 1
이달부터 디지털 급여 지급도 허용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의 캐시리스(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결제가 100조엔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결제에서 캐시리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3분의 1 이상을 기록했다. 4월부터 디지털 급여가 허용되는 가운데 일본 사회에서 현금 결제 비중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일본은행 및 일본크레딧협회·캐시리스추진협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신용카드, 전자화폐, QR코드 등의 결제액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111조엔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캐시리스 비율은 36%로, 미국과 유럽의 60% 대와 비교하면 아직 낮지만 지속적인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현금 결제를 위한 인프라 유지 비용은 연 2조8000억엔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계산대의 현금 관리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유지 관리에 고액의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캐시리스는 이 같은 비용 부담이 없는 게 특징이다.
캐시리스 항목별로는 신용카드 결제가 전년 대비 16% 증가한 93조7926억엔으로 가장 많았다. QR코드 결제는 7조9000억엔으로 50% 늘어 2% 증가한 전자화폐(6조엔)를 처음으로 역전했다. 체크카드는 19% 증가한 3조2000억엔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캐시리스 결제는 가속화됐다. 위생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현금 이용을 꺼려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2월 일본 동전 유통고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도 말 대비 2% 감소했다.
캐시리스 결제 건수(신용카드 제외)는 145억회로 29% 늘었다. 증가율은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캐시리스 이용 건수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결제 단말기를 설치하는 점포가 늘면서 선불식 전자화폐 단말기 대수는 지난해 말 707만대로 5년 전의 약 3배로 확대됐다.
이달부터는 은행 계좌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 결제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직접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디지털 급여가 허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부 설문조사에서 60%가 '디지털 급여를 이용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했다"며 "아직은 디지털 급여 보급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캐쉬리스 결제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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