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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우리 아이 학원에 성범죄자가 버젓이.."취업제한제도 강화해야"

헉! 우리 아이 학원에 성범죄자가 버젓이.."취업제한제도 강화해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성범죄자 아무런 제한없이 학원 등 근무 적발

#. 경기도 소재 모 학원에서 시설관리 업무를 맡은 A씨. 그는 수년 전 성매매업소를 운영하다 처벌을 받았지만 청소년들이 다니는 학원에서 3년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근무했다. 더군다나 해당 학원은 기숙학원이라 아이들이 성범죄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높음에도 A씨와 학원측은 지자체로부터 아무런 제한 조치를 받지 않았다.

#. 학원 강사 B씨는 강의 도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관계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는 등 수차례 성적 학대를 저질렀다. 이로 인해 약 3년간 19명의 아동이 피해를 입었다. 이에 B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제한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또 다른 입시학원 차량 운전기사로 일했다. 해당 학원장의 동생이라는 이유로 슬그머니 채용됐던 것이다.

판결문 당사자와 수사기관만 통보..학원 등 관리 지자체 공유 지연

이처럼 성범죄자가 청소년·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받고도 버젓이 사교육시설·체육시설 등에 근무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성범죄자 취업제한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인은 법원에서 받은 판결문이 당사자와 수사기관에만 통보되고, 각종 학원 등이 신고·등록된 지자체가 이 정보를 공유하기까지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 등 성범죄경력 조회가 필요한 기관들의 정보 접근성의 속도와 범위를 높이고, 지자체가 수사기관으로부터 성범죄 전력을 전달받는 '시차'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성범죄자들의 부적절한 취업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작년 10개월간 취업 적발된 성범죄자 81명

4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22년 3~12월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했다가 적발된 성범죄자수는 81명으로 전년도 67명 대비 20% 증가했다.

적발된 81명 중 종사자 43명은 해임됐고, 운영자 38명 중 16명에 대해서는 운영자 변경을, 22명에 대해서는 기관 폐쇄를 조치했다.

적발인원의 기관유형별 발생 비율은 체육시설 24명(29.7%), 학원·교습소 등 사교육시설 24명(29.7%), 경비업 법인 7명(8.6%), 피시(PC)방·오락실 6명(7.4%) 등 순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법원은 성범죄에 대한 판결과 동시에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하도록 해 형 종료 또는 집행유예·면제된 날 이후 성범죄자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취업제한을 하도록 하고 있다. 지자체는 해당 기관을 운영·설립하려는 사람에 대한 성범죄경력을 조회를 수사기관에 요청해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은 판결문을 형사사건의 당사자인 수사기관과 성범죄자에게만 보내 관계부처나 지자체가 이를 점검하거나 확인하기 전까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을 계속 운영하는 등 법 적용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판결문 정부와 지자체 즉시 송달하는 법안 발의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서 최근 성범죄자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법원이 교육부 등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여성가족부장관에게 판결서를 송달하도록 하고, 여성가족부장관은 이를 시·도지사에 지체없이 보내도록 해 성범죄자에 대한 취업제한 명령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골자다.

허 의원은 "성범죄자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제도는 2·3차 피해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지만 사각지대로 인해 제도 실효성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여성가족부의 점검에도 문제점이 낱낱이 드러난 만큼 입법적·제도적 허점이 조속히 보완돼 아동·청소년 대상 반윤리적 범죄행위가 근절되길 기대한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강조했다.

현재 해당 개정안은 소관위원회인 여성가족위원회에 지난달 10일 회부돼 해당 위원회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