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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회의원 절반이 주식 투자…10명 중 3명은 삼성전자 주주 [국회의원 재산공개 대해부 (상)]

1억 이상 고액투자자 20% 차지
보유 주식 현재가 1등은 안철수
전봉민·윤상현·백종헌 뒤이어
직무관련株 투자금 한도 감안
애플·테슬라 등 해외주식 인기

[단독] 국회의원 절반이 주식 투자…10명 중 3명은 삼성전자 주주 [국회의원 재산공개 대해부 (상)]
현직 국회의원 절반 이상이 지난해 주식을 거래했거나 보유했으며 이 중 1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고액투자자도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최선호 종목은 '삼성전자'이며 주식 보유 의원 4명 중 1명은 해외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의원 52% 보유…1등은 안철수

파이낸셜뉴스가 지난 3월 31일 공개된 '2023년 국회의원 정기재산변동신고'를 전수조사한 결과 재산공개 대상인 국회의원 296명 중 154명(52%)이 본인이나 배우자, 자녀 명의로 지난해 주식을 거래하거나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국회의원 중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이 중 국회의원 15명은 지난해 주식을 전량 매도, 총 139명이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액별로는 국회의원 139명 중 29명(20.86%)이 1억원 이상 주식을 보유한 고액투자자로 나타났다. 3000만원(백지신탁 시 직무관련성 기준)을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한 의원은 50명으로 전체 주식 보유 의원의 35.97%에 달했다.

보유주식 현재가액이 가장 높은 의원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다. 안 의원은 1240억6200만원어치의 안랩 주식 186만주를 신고했다. 이어 전봉민(443억6192만원), 윤상현(238억9482만원), 박정(154억9500만원), 백종헌(63억2005만원) 의원 순으로 보유주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3명은 '삼성전자' 주주

의원들은 대체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주식을 선호했다. 주식을 보유한 의원 139명 중 118명(중복 포함)이 상장주식을 보유했다. 비상장 주식을 가진 의원은 33명(23.74%)으로 나타났다.

최대 선호 주식은 '삼성전자'(우선주 포함)다. 주식을 보유한 의원 139명 중 47명(33.81%)이 삼성전자를 보유했다. 10명 중 3.3명이 삼성전자 주주인 셈이다.

장바구니에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담은 의원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다. 윤 의원은 2만8627주(본인 700주·배우자 2만7406주·자녀 521주)의 삼성전자 주식을 신고했다. 이어 김병기 의원이 1935주(배우자 1180주·자녀 755주), 임병헌 의원이 1142주(배우자)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의원들은 네이버(16명), 현대차(14명), 카카오(12명), SK하이닉스(7명) 등 대형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도 서학개미'…애플·테슬라 인기

해외주식에 투자한 이른바 '서학개미' 의원들도 눈길을 끌었다. 주식을 보유한 의원 139명 중 37명(26.18%)이 해외주식을 선택했다. 선호 종목은 애플(18명)과 테슬라(17명)다.

해외주식만으로 장바구니를 채운 경우도 많았다. 윤영찬 의원은 테슬라 397주와 알리바바그룹 홀딩스 1468주를 사들였고 전용기 의원도 유나이티드에어라인스홀딩스 150주, 인텔 90주, 로블록스 40주, TSMC 10주로 해외주식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을 이수진 의원의 배우자도 테슬라 195주, 엔비디아 50주, 애플 10주 등 해외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국회의원들의 해외주식 선호 배경에는 '직무관련성 심사'가 있다. 공직자윤리법상 국회의원들은 이해충돌 등의 이유로 본인과 배우자·직계가족이 총가액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했을 경우 직무관련성 심사를 받고 매각하거나 백지신탁을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주식은 일정 가액 이상 보유할 경우 심사대상이 되거나 백지신탁을 해야 하는 국내주식과 달리 보유에 제한이 없다.

hippo@fnnews.com 김찬미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