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차이잉원(왼쪽 두번째) 대만 총통이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서관에서 케빈 매카시(왼쪽 세번째) 미 하원의장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대만 총통이 미국 땅에서 미 하원의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뉴스1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도서관에서 케빈 매카시(공화, 캘리포니아) 하원의장과 회동했다.
대만 총통이 미국 땅에서 미 하원 의장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 총통이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하는 등 여러 차례 미국 땅을 밟아도 하원 의장을 만난 적은 없다.
차이 총통은 매카시 의장이 공화, 민주 양당 의원들과 함께 만든 행사에 참석해 미 의원들과 대화했다.
대만 수교국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고 대만으로 돌아가는 길에 캘리포니아를 들러 하원의장을 만나는 일정을 중국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해 8월에는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민주, 캘리포니아) 당시 하원의장을 만난 적이 있다. 1년도 채 안되는 기간에 미 하원 의장을 두 번 만난 셈이 됐다.
중국은 앞서 펠로시 전 의장 대만 방문 당시 대만해협에서 군함과 항공기 등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여 무력시위를 하고 미국과 연락망 일부도 차단하며 반발한 바 있다.
로스앤젤레스 중국 영사관은 매카시 의장과 차이 총통 간 회동을 일찍부터 비난해왔다. 중국 영사관은 앞서 3일 성명에서 양자 회동은 “지역 평화, 안보, 안정에 건설적이지 못하다”면서 중국과 미국간 관계의 “정치적 토대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사관은 이어 “후속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면서 “국가 주권과 영토 통합을 굳건히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이 독립국가가 아닌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만이 중국 땅이지만 특별한 자치권을 행사해 민주주의를 택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대만 외교부도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차이 총통의 해외 순방에 관한 중국의 비난은 “점점 이상하고, 비논리적이 돼 가고 있다”면서 “대만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고, 미국내 대만의 친구들과 대만-미국 관계도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성명은 이어 “민주적인 파트너들은 더 단결하기만 할 뿐이며 더 자주 왕래한다” 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이 이날 매카시 하원의장 주관으로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을 만난 것은 미국의 강한 지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CNN에 따르면 워싱턴 전략국제연구소(CSIS) 중국파워프로젝트 책임자 보니 린은 “차이 총통에게 매카시 의장과 대면 만남은 대만에 대한 미 양당의 지지를 보여주는 전시창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린은 이어 “매카시 의장은 이번 회동을 미국이 대만 편에 서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용도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매카시는 “(중국이 대만을) 압박하고 강압하며 국제적으로 이 섬나라를 고립시키려 하는 시도를 기꺼이 물리칠 것”이라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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