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출신 후보 내리 3연속 시교육감 당선 눈길
울산시교육감 선거 천창수 후보 압도적 우위
부부가 연속해 울산시교육감 당선돼
울산 남구의원 보궐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승리
내년 총선 전초전... 텃밭 위태로워진 국민의힘
부인인 고 노옥희 전 울산시교육감에 이어 울산교육의 수장 자리를 이어받은 천창수 후보가 지난 5일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 상대 후보를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울산시민들은 이번 선거를 포함해 3차례 연속 전교조 출신의 진보 성향 후보를 선택했다. /사진=천창수 후보 선거캠프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교육의 미래가 다시 한번 더 전교조 출신의 진보 성향 후보에게 맡겨졌다. 이번 4·5 재보궐선거까지 합쳐 3차례 연속이다. 국민의힘 텃밭인 울산 남구의원(남구나) 보궐선거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내년 실시되는 22대 총선의 전초전 성격이었던 만큼 이번 결과는 정치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6일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4·5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 개표 결과 천창수(64) 당선인은 61.94%(15만3140표)의 득표율을 기록, 38.05%(9만4075표)에 그친 보수 성향 김주홍(66) 후보를 5만9065표 차이로 압도했다. 지난해 6월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천 당선인의 부인이자 전 시교육감인 노옥희 후보와 김주홍 후보 간 득표율 차인 10.07% 포인트보다 두 배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고 노옥희 전 울산시교육감과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오른쪽) 부부가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모습. /사진=천창수 후보 캠프
선거 결과 울산지역 첫 부부 교육감이 나온 것도 이색적인 첫 기록이지만 눈여겨봐야 할 점은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는 울산에서 전교조와 노동운동가 출신의 후보가 3차례 실시된 교육감 선거에서 잇따라 승리한 점이다.
전교조 울산지부장을 역임했던 고 노옥희 전 울산시교육감은 지난 2018년 지역 첫 여성이자 진보 교육감으로 당선됐다. 이어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해 12월 노 교육감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이번 4·5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고, 또다시 전교조 출신인 천 당선인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천 당선인은 서울대 사범대학을 나온 평교사 출신이다.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하며 옥고까지 치렀다. 울산에서 노동운동을 하다가 부인인 노 전 교육감과 결혼했다. 이후 19년을 교직에 몸담았고 재직 시절에는 전교조에 가입해 활동했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노옥희표 울산교육이 이어나갈 적임자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당선을 환영했다.
천 교육감은 당선 소감을 통해 “당장 오늘부터 교육감으로서 직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이번 선거는 울산교육의 변화와 혁신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준엄한 명령입니다”라며 승리의 의미를 되새겼다.
최덕종(가운데) 울산 남구의원 당선인이 6일 당선이 확실시 되자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최덕종 선거 캠프 제공) /사진=뉴스1
울산지역 남구의원(남구 나) 4·5 재보궐선거 결과는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기초의회 구의원 보궐선거지만 내년 22대 총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었기에 여야 당대표가 모두 울산을 찾을 정도로 치열한 싸움이 전개됐다.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 최덕종 후보가 당선됐다. 최 후보는 50.6%(6450표)의 득표율을 기록, 49.39%(6297표)를 얻은 국민의힘 신상현 후보를 153표 차이로 따돌렸다.
지역 정치계에서는 기쁨보다 패배의 아픔에 주목하고 있다. 남구 나 지역인 신정4동과 옥동은 국민의힘 이채익 국회의원(울산 남갑) 지역구에 속해 있고 특히 울산은 김기현 당대표의 정치적 기반인 곳이다.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채익 의원은 선거 전 열린 결의대회에서 “단순 보궐선거의 의미를 넘어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자 울산 시민의 국민의힘 지지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라며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기대와 달리 패배로 끝나자 보수 진영에서는 내년 총선에 빨간 불이 들어온 것 아니냐며 당혹해하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아무리 기초의원 선거이지만 울산 남구에서 보수 후보가 1:1 상황에서 패했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