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경찰청 전담수사팀이 13일 경북 봉화군 명호면에 소재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양친 묘소에서 현장 검증을 하고 있다. 이 대표의 양친묘소는 최근 봉분 아래쪽 사방에 구멍 4개가 뚫려 있고, 구멍 2개에는 한자(生, 明, 氣 등)가 적힌 돌이 올려져 있는 등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23.03.13 kjh9326@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모 묘소 훼손 사건과 관련해 당시 행해진 의식이 ‘흑주술’이 아닌 ‘기(氣)’를 보충하는 의식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대표와 같은 경주 이씨 문중 인사들이 이 대표를 돕기 위해 부모 묘소에 ‘생명기(生明氣)’가 쓰인 돌을 묻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해당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일 뉴시스 등은 전남 강진군에 사는 이모(85)씨의 주장을 인용해 경주 이씨 문중 인사들이 지난해 지방선거 전인 5월 말 이 대표의 일이 잘 풀리도록 경북 봉화군 이 대표 부모 묘소에서 기 보충작업을 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풍수지리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 씨는 지난해 5월 전남 장흥에 거주하는 문중 지인으로부터 ‘이 대표가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도움을 주자’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
이후 이 씨는 이 대표 선산에 도착해 ‘이 대표 선대 묘는 기가 많았으나, 이 대표 부모 묘소는 방향이 잘못돼 기가 약했다’고 진단했다.
이들 일행은 돌덩이 6개를 가져가 ‘날생(生)’, ‘밝을명(明)’, ‘기운기(氣)’ 한자를 새겨 봉분 가장자리에 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이에 관해 “생명기는 신명스러운 밝음, 밝은 기운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라며 “경찰 수사 후 돌을 빼내 이 대표 부모 묘소의 기가 다시 빠졌다. 생명기 돌을 다시 넣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 씨는 이 대표에게 해당 의식에 관해 사전에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선거가 임박했고, 함께 간 문중들도 이 대표와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다”며 “좋은 취지로 했으니 나중에 이 대표에게 알려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이 씨는 “최근 이 대표가 뒤늦게 이런 내용을 알고 경찰까지 수사를 한다고 해 무척 당황스럽다”며 “경찰에서 연락이 오면 사실대로 진술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달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묘소가 훼손된 사진을 공개하며 “일종의 흑주술로 후손의 절멸과 패가망신을 저주하는 흉매”라고 참담함을 토로했다. 당시 이 대표는 “흉매이지만 함부로 치워서도 안된다는 어르신들 말씀에 따라 간단한 의식을 치르고 수일내 제거하기로 했다”며 “저로 인해 저승의 부모님까지 능욕당하시니 죄송할 따름”이라고 했다.
해당 사건과 관해 민주당은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이 대표 부모 묘를 훼손한 돌의 글자가 ‘생명기’(生明氣)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분묘 발굴죄는 반의사 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으며, 경찰은 범행 의도나 이 대표의 처벌 의사와 무관하게 처벌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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