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우 코스타 총리, 포르투갈 내각 실권자
11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방한
'좌파같지 않은 좌파' '친시장주의적 좌파'
한국 고위급 인사 방문 때마다 기업 투자 적극 구애
동유럽으로 향하는 韓기업 투자행렬, 남유럽 유치가 목적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 AFP연합뉴스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 로이터 뉴스1
[파이낸셜뉴스] '친시장주의적 좌파' 성향의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가 이번주 방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기업들과 투자 유치 회동에 나선다. 특히, 코스타 총리는 방한 기간 반도체·자동차 배터리·신재생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의 포르투칼 내 시설투자를 적극 유도할 것으로 알려져 방한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주한 포르투갈 대사관과 재계에 따르면 코스타 총리는 경제, 과학, 인프라, 외교 등 장관 3명과 차관 등을 대동하고, 11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현직 포르투갈 총리로서는 지난 2000년 서울 아셈 정상회의(안토니우 쿠테흐스 당시 총리·전 유엔 사무총장) 이후 23년 만의 방한이다. 코스타 총리는 방한 첫 날 SK하이닉스 이천 본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한화 등을 찾는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특사로 포르투갈을 방문했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과의 면담이 예상된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박승희 삼성전자 대외협력 담당 사장과도 만날 예정이다. 아울러 주요 각료 면담을 비롯, 윤석열 대통령 접견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코스타 총리 방한 기간에 한·포르투갈 비즈니스 포럼도 열려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포르투갈 투자 설명회도 개최한다. 포르투갈 정부 관계자는 "아시아에서는 한국만 단독 방문하는데 양국 간 경제협력이 목적"이라며 "반도체, 신재생 에너지가 방한의 '핵심 키워드'"라고 말했다.
대통령 특사로 포르투갈을 방문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리스본 총리공관에서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와 면담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근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따라 폴란드·헝가리·체코 등 동유럽국가들이 한국기업들의 유럽 내 생산기지로 부상하자 포르투갈 역시 '유럽 1위 리튬 매장량', '신재생 에너지 사업', '인센티브 정책' 등을 앞세워 한국기업 투자 유치에 본격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타 총리는 지난해 9월 포르투갈을 방문한 김진표 국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 등 반도체 기업이 포르투갈에 투자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또, "폭스바겐, 미쓰비시, 도요타 등이 포르투갈에서 생산하지만 한국차만 생산하지 않고 있다"며 "(나는) 기아차를 타고 있는데 성능이 좋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포르투갈을 방문한 최태원 회장과의 면담에서는 "포르투갈은 배터리 소재인 리튬 매장량이 유럽 1위, 세계 8위로 채굴부터 가공, 배터리로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며 "한국 자동차나 배터리 기업과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스타 총리는 지난 2015년 총리에 올라, 지난해 3월 3연임에 성공해 9년째 포르투갈 내각을 이끌고 있다. 중도 좌파인 사회당 당수이면서도, 개혁적이며 실용적인 정책으로 '친시장주의적' '반(反)포퓰리스트'란 평가를 받고 있다. 포르투갈은 대통령이 외교·국방을, 총리가 내각에 대해 실권을 쥐고 있는 이원집정부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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