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전문가로 경쟁력 강화
작년 변호사 507명 매출 3021억
법무법인 세종이 1년새 경쟁로펌에서 37명의 변호사를 빨아들이는 등 공격적으로 인재를 영입했다. 전 검찰총장 등 스타급 변호사부터 중대재해 전문, 공정거래 전문 판·검사까지 다양하다. 최근 중대재해법 1호 판결이 나온 가운데 검찰이 공정거래 사건에 속도를 붙이는 기류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운영위원회에 젊은 변호사를 늘리면서 이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세종은 최근 1년 사이 인재 영입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10대 로펌에서 세종으로 자리를 옮긴 변호사만 37명에 달한다. 백제흠 변호사(사법연수원 20기·조세), 이세리 변호사(33기·노동), 안정호 변호사(38기·정보보호), 김성태 변호사(32기·헬스케어) 등 각 분야 전문가다.
'맞춤형 스타 변호사 영입'에도 공을 들였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18기), 진현일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10부장(32기)과 중대재해 전문가로 세종에 합류했다. 지난해 구성된 '공정거래 형사대응TF'에는 서울고법 공정거래전담부 출신의 최한순 전 고법판사(27기)와 강문경 전 고법판사(28기), 권순열 전 고법판사(31기)가, 김민형 전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장(31기)이 영입됐다.
활발한 인재 영입에 힘입어 세종의 변호사 수(한국 변호사 수 기준)는 2019년 401명에서 지난해 말 기준 507명으로 100명 이상 늘었다. 성장세도 최근 3년 새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2080억원이었던 세종 매출은 2020년 2265억원, 2021년 2701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3021억원을 기록했다.
공격적인 인재 영입 배경에는 2021년 로펌 경영을 챙기는 젊은 변호사들의 입김도 작용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2021년 새로 구성된 운영위에는 김대식 변호사(28기), 이창훈 변호사(33기) 등 40대의 젊은 변호사 2명이 이름을 올렸다. 젊어진 운영위는 인재 영입 경쟁력으로 '능력·성과 중심 전략'을 내세웠다. 연차보다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인재영입의 무게중심이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지분파트너인 에쿼티파트너(Equity Partner)의 문호를 넓힌 것도 이 일환이다. 로펌 운영 전반에 젊은 파트너변호사들이 역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대폭 확대됐다. 기회가 곧 참여로, 참여가 다시 동기부여와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김대식 세종 채용 담당 변호사는 "젊고 역동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는 운영위원회 구성으로 다른 로펌과 '차별화 포인트'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젊고 유연한 변호사들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것도 세종의 주요 인재 전략 중 하나다. 빠르게 변하는 법률 시장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젊고 창의적인 변호사들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2월 젊은 변호사들의 건의 사항을 수렴한 타운홀 미팅 개최도 이 일환이다.
세종은 최근 3년 새 신사업플랫폼팀, 상속·자산관리팀, 임금피크제 TF 등 법률시장 환경 변화에 맞춘 융합형 신설팀을 많이 꾸렸다.
김 변호사는 "영입된 전문가들이 세종에서 더욱 역량을 키우고 업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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