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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환 지사, 뉴욕서 순국 100년 만에 유해 봉환…대전현충원 영면

민항기로 인천공항으로 봉환…보훈처장·독립유공자 후손이 영접 '예우'

[파이낸셜뉴스]
황기환 지사, 뉴욕서 순국 100년 만에 유해 봉환…대전현충원 영면
황기환 애국지사 유해 봉환. 사진=국가보훈처 제공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해가 순국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10일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황 지사의 유해가 어제 항공편으로 미국 뉴욕을 출발, 이날 오전 9시 대한항공 KE 086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황 지사는 일제강점기에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관으로서 미국·유럽에서 활동하다 미국 땅에서 숨을 거뒀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인천공항 계류장에서 황 지사 유해를 직접 영접했다.

이회영 선생의 후손인 이종찬 우당교육문화재단 이사장, 김구 선생의 후손인 김미 백범김구재단 이사장, 윤봉길 의사의 후손인 윤주경 국회의원, 김좌진 장군의 후손인 김을동 전 국회의원, 안중근 의사 가문의 후손인 안기영 선생, 임시의정원 의장 손정도 목사의 후손인 손명원 선생, 독립유공자 윌리엄 린튼의 후손인 인요한 보훈정책자문위원장도 영접에 함께했다.

영접은 국기에 경례, 유해 하기(下機), 운구, 분향, 건국훈장 헌정 순으로 진행됐다. 황기환 지사는 지난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황 지사의 유해는 이날 오후 2시 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제7묘역에 안장된다.

보훈처는 후손이 없어 그동안 '무적'(無籍)으로 남아있던 황 지사의 가족관계 등록 창설 절차도 최근 완료했다.

보훈처는 또 황 지사를 이희경·나용균 선생 등 임정 외교관 2명과 함께 '2023년 4월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황기환 지사, 뉴욕서 순국 100년 만에 유해 봉환…대전현충원 영면
지난 8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한인교회에서 황기환 지사 추모식을 마친 교민들이 황 지사 유해를 봉송하고 있다. 사진=국가보훈처 제공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황 지사는 1886년 평안남도 순천 출신으로 19세가 되던 1904년 증기선을 타고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입항했다. 제1차 세계대전 땐 미군에 자원입대해 유럽 전선에서 참전했다.

종전 후 유럽에 남은 황 지사는 전쟁 뒤 1919년 6월부터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개최되는 평화회의에 참석하고자 파리에 온 김규식을 도와 대표단 사무를 협조하고 임시정부의 파리위원부 서기장으로 임명돼 독립 선전활동을 벌였다.

1921년 5월엔 임시정부 통신부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친우회'를 조직해 임정의 외교 사업을 후원했다. 그리고 같은 해 7월부턴 임정 외교부 런던주재 외교위원 및 구미위원회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미국에서 워싱턴회의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접한 뒤 전 세계에 식민지 현실을 알리고자 미국으로 장소를 옮겨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황 지사는 이승만 당시 임정 대통령·서재필 선생 등을 보좌하며 외교활동을 이어오다 1923년 4월 17일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숨을 거둬 현지 마운트 올리벳 공동묘지에 묻혔다.

황 지사 묘소는 2008년 뉴욕한인교회의 장철우 목사가 발견하면서 세간에 알려졌고, 이후 보훈처와 주뉴욕총영사관 등이 현지 법원에 파묘 승인 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묘지 측을 설득하는 노력 끝에 순국 100년이 된 올해 국내로 유해 봉환이 이뤄지게 됐다.

황기환 지사, 뉴욕서 순국 100년 만에 유해 봉환…대전현충원 영면
지난 2008년 뉴욕 퀸스 플러싱의 마운트 올리베 공동묘지에서 발견된 독립운동가 황기환 선생의 묘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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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