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민주 오영환 "총선 불출마" 선언…정치 개혁 차원 불출마 이어질까

소방관 출신 초선 의원…경기 의정부갑·원내대변인
“끝없는 소방관 희생에 좌절…소방관으로 돌아갈 것”

민주 오영환 "총선 불출마" 선언…정치 개혁 차원 불출마 이어질까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대 총선을 1년 앞둔 10일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현역 초선 의원 중에서는 첫 불출마 선언이다.

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배척하는 이들을 설득·조정해 낼 정치적 역량을 제 안에서 결국 찾지 못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 제가 있어야 할 곳, 제 사명인 '국민 곁의 소방관'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소방관 출신 오 의원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인재 영입을 통해 정치에 입문, 경기 의정부갑에서 당선됐다. 현재 당 원내대변인이기도 하다.

오 의원은 우선 끊이지 않는 소방관들의 희생을 주된 불출마 사유로 들었다. 그는 “지난해 3명의 소방관 순직과 영결식이 끝난 뒤 한발 늦은 현실에 절망했다”며 “지난달 또 한 명의 유골을 현충원에 묻으며, 더 이상 버텨 낼 여력이 없다는 한계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또 “저는 소방 동료들의 희생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자리에 있다. 그래서 부족함을 인정하고 내려놓을 용기를 냈다”며 “정치에서 계속 제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오만함도 함께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진영 갈등이 극에 달한 정치 현실에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 정치에서는 상대 진영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오염시키는지가 승패의 잣대"라며 "대화를 거부하고 오로지 수사와 감사의 칼부터 드러내는 윤석열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 고집이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당도 국민 치유와 갈등 통합에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친정인 민주당을 향해 일갈했다.

아울러 "오로지 진영 논리에 기대 상대를 악마화하기 바빠 책임 있는 정치인의 한 명으로서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며 "국민들이 새 정치, 변화에 대한 기대를 걸어 준 정치 신인이기에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이어 "정치 입문 제의를 받던 자리부터 '반드시 소방 현장으로 돌아가겠다'고 결심했다"며 "맡겨 주신 역할에 충실한 뒤 본연의 소명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정치에 대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기를 감히 소망한다"고 전했다.

오 의원은 1년여 남은 임기 동안에는 여전히 '안전 불감증'이 도처에 도사린 한국 사회 안전을 위한 과제 해결과 지역구인 의정부갑에 다시 한번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당선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양보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 정치 구현보다는 여야 간 당리 당략에 의한 힘 대결로 인해 대국민 정치 혐오증이 어느 때보다 극에 달하고 있는 만큼 정치 개혁 차원에서 추가 불출마 선언이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