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으로 전선 단락되며 발화 추정
주택·펜션 등 71채 피해·557명 대피
주민 1명 2도 화상·소방대원 2명 부상
11일 강원 강릉 난곡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 영향으로 경포호 인근 펜션 밀집지역에서 불이 나 공군 소방대 등 당국 관계자들이 이를 진화하고 있다. 뉴시스
11일 오전 8시 22분께 강원 강릉시 난곡동 일원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에 진화대원들이 경포대 정자를 사수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강릉=김기섭 기자】 메마른 대지에 양강지풍의 대풍급 강풍이 불면서 강릉 난곡동 일대에서 시작된 산불이 경포해변으로 확산, 주택과 펜션 등 71채와 370ha의 산림이 불에 타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11일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4분쯤 강릉시 난곡동 인근에서 산불이 발생, 경포 해변까지 빠르게 확산되면서 막대한 재산피해를 내고 있다.
오후들어 강릉 일대에 평균풍속이 초속 12m, 순간풍속이 19m로 바람이 잦아든 가운데 초대형 헬기 1대 포함 산림청 헬기 4대가 현장에 투입되면서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으며 오후 4시30분쯤 주불 진화가 완료됐다.
산림당국은 이번 산불이 강풍으로 나무가 부러지면서 전선 단락으로 발화가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산불진화장비 396대와 진화대원 등 2764여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피해 면적은 축구장(0.714㏊) 면적 518개에 이르는 370㏊로 추정되고 있다. 시설 피해는 주택 40채, 펜션 28채가 전소 또는 부분 소실됐으며 호텔 3곳도 피해가 발생하는 등 총 71채가 피해를 본 것으로 당국은 집계했다.
인명피해는 산불로 주민 1명이 2도 화상을 입었으며 진화 대원 2명은 화상 등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고됐다.
이번 산불로 문화재 피해도 잇따랐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50호 방해정(放海亭) 일부가 소실됐고 경포호 주변에 있는 작은 정자인 상영정(觴詠亭)이 전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강릉시는 산불 발생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문자를 보내고 있으며 대피소가 마련된 강릉아레나에는 528명, 사천중체육관에는 29명 등 모두 557명이 대피했다.
인근 리조트와 호텔 등에 투숙했던 708명도 대피했으며 경포대초등학교 학생 71명과 유치원생 11명도 화재 발생지와 거리가 먼 초당초교로 에듀버스를 이용해 대피한 뒤 귀가했다.
또 이날 강릉 산불 현장 인근 학교는 물론 속초와 삼척, 고성 등 동해안 학교 15곳이 산불과 강릉으로 휴교를 하거나 단축수업을 했다.
한편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이날 1시30분 강원도산불방지센터에서 국무총리 주재 ‘강릉 산불대응 점검 영상회의’에 참석해 산불 피해와 진화 상황을 보고한 후,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가 위치한 녹색도시체험센터로 이동해 산불 대응에 나서고 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이날 공식일정을 취소한 채 산불 현장으로 이동,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가 위치한 녹색도시체험센터에서 산불 현장을 지휘했다.
김 지사는 "마지막까지 주불을 다 진압하고 재산 피해를 더 확실하게 조사해 강릉지역을 특별재난지역에 포함되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레일 강원본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동해와 강릉을 운행하는 누리호 6편의 운행을 중지했으며 동해∼서울 간 KTX 열차는 출발과 도착역을 강릉으로 변경하고 강릉∼동해 구간에는 버스를 투입해 연계 수송에 나서고 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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