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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질소산화물 제거 필터 개발 이끈 '환경산업기술원'

마이크로원, 필터 개발·실증 끝내
소각시설에 설치 대기 환경 개선
중소사업장 경제부담 크게 줄여
9600억원 수입 대체 효과 기대

미세먼지·질소산화물 제거 필터 개발 이끈 '환경산업기술원'
경기도 용인 고등기술연구원에 설치된 마이크로원의 파일럿 설비
환경산업은 기업이 선뜻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은 분야다. 당장 성과를 내놓기 힘들어서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 공공기관은 산업을 키우고 기술을 개발하는 데 최고의 지원자가 될 수 있다.

지난 10일 찾은 경기도 용인시 고등기술연구원에서 이같은 협업 사례를 찾을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환경부 산하 환경산업기술원이 지원하는 회사 중 하나인 대기환경 전문기업 마이크로원의 파일럿 설비가 운영 중이다. 이 설비는 배기가스 내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NOx)을 동시에 제거하는 중소 소각시설 맞춤형 PTFE(폴리테트라플로우로에틸렌) 멤브레인 촉매필터와 여과집진 시스템 기술'을 적용했다. 파일럿을 통해 실증을 끝낸 마이크로원은 향후 국내 시장에서 중소형 소각시설에 대한 매출과 해외 수출까지 준비중이다. 또 해당기술 적용에 따라 국내 대기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PTFE, 미세먼지·NOx 걸러낸다

PTFE는 기능성 의류에 주로 사용되는 '고어텍스' 또는 '테프론'이라는 용어로 알려진 소재다. 열에 강하고 내화학성이 우수해서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고 있다. PTFE를 이용하여 1cm당 수억 개 이상의 나노 크기의 기공을 가진 얇은 '막(멤브레인)' 형태로 만들어 각종 물질의 여과가 가능한 멤브레인 필터를 만들었다.

일반적인 산업용 필터가 10~15㎛(마이크론=100만분의 1미터) 수준이라면, 마이크로원이 개발한 PTFE 멤브레인 필터는 1㎛ 이하의 초미세입자에 대해서도 99% 이상의 높은 제진 효율을 보인다.

육안으로는 5~6m 정도의 높이로 보인 해당 설비는 중소형 소각시설을 구현해 놓았다. 설비앞에 설치된 가스분석기에서 마이크로원의 필터를 통과할 때 얼만큼의 미세먼지와 NOx를 저감할 수 있는 지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실증테스트를 한 결과, 촉매필터로 정화한 배기가스의 미세먼지 농도는 Nm3당 0.3mg으로 미세먼지 제거율 99.95%를 나타냈다. 이는 코에 점막에서 잘 걸러지지 않는 나노 크기의 작은 입자도 아주 잘 제거할 수 있음을 의미 한다.

이같은 실증연구 결과에 따라 PTFE는 다양한 배출시설에 설치돼 초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초미세먼지를 제거해야 하는 중소형 사업장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NOx를 저감하는 기술은 크게 촉매환원법(SCR)과 무촉매환원법(SNCR) 두가지로 나뉜다. SCR은 질소 산화물 제거율 높지만 약 3억 8000만원(소각로 100톤 기준)에 달하는 고가의 비용이 문제다. 반면 SNCR은 설치비가 1억20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설치 운영비가 들지만 NOx 제거율 낮은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대기업은 SCR 설치에 부담이 적지만 중소 소각장이나 기업들은 설치비용이 적은 SNCR 설치를 선호한다. 마이크로원의 기술은 SNCR에 설치하기에 적합한 기술이다. SNCR에서 PTFE(폴리테트라플로우로에틸렌) 멤브레인 촉매필터를 사용하면 50~60%에 불과한 NOx제거율이 90%에 가깝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마이크로원의 설명이다.

■환경산업기술원, 기술개발·홍보 가교

마이크로원과 같은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환경산업기술원의 역할도 컸다. 기술원은 마이크로원의 PTFE 멤브레인 촉매 필터의 기술적 우수성을 알리고 사업화로의 연계를 위해 현장 로드쇼를 개최해 고객사의 니즈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또 환경·에너지 산업 국내 최대 박람회·전시회에 동참해 사업화로의 연계를 위한 홍보 및 관련 분야 네트워크 구축의 가교 역할을 했다.

마이크로원은 PTFE 멤프레인 촉매 필터를 금년부터 본격 생산할 계획인데 약 9600억 원 수입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만 업체와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출도 본격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