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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브라질 대통령, 12~15일 방중...'中 힘 실어 줄듯'

-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대가 얻는 대신 美 겨냥한 中의 디커플링 반대 목소리에 동참할 듯

룰라 브라질 대통령, 12~15일 방중...'中 힘 실어 줄듯'
2009년 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브라질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과 함께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공 등 신흥경제 5개국 모임)를 구성하고 있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12일부터 15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11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국가 주석의 3연임을 사실상 확정 지은 중국 지도부는 올해 초부터 40여명이 넘는 외국 전·현직 지도부와 대화하는 등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에 맞선 세력 형성에 나서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상하이의 브릭스 신개발은행(NDB)를 들린 뒤 오는 14일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브라질 농업 분야 대표 90여명과 각 정부 부처 대표도 룰라 대통령 방중에 동행한다. 이들은 건강, 농업, 교육, 금융, 산업, 과학, 기술 등의 분야에서 20여건의 거래에 사인할 예정이라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 14년간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이었다. 지난해 양국 간 거래는 전년 대비 8.1% 증가한 1715억 달러(약 226조30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에 브라질은 대두, 닭, 설탕의 최대 공급국이다. 브라질은 또한 2021년 중국의 최대(13.6%) 해외 투자국으로 꼽힌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 룰라 대통령의 방중이 무역과 같은 전통적인 분야뿐만 아니라 금융, 빈곤 퇴치,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같은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통해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룰라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얻어 가는 대신 내놓을 선물이 무엇일지도 관심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방중 때처럼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 반대를 함께 외칠 가능성이 크다. 또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중국=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자’ 이미지를 띄워주면서 브라질의 역할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룰라 대통령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해왔지만,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반대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4일 브라질 언론에 “브라질이 전쟁 종식을 위해 특별한 기여를 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브라질은 중국은 양국 수출입 결제와 금융 거래 등에 달러 대신 자국 통화를 쓰기로 합의했다.

브라질 수출투자진흥공사(Apex)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관련 성명에서 “양국이 헤알화와 위안화를 주고받으며 대규모 무역·금융 거래를 직접 수행할 것”이라며 “관련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브라질 업체들은 달러 결제망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 대신 중국에서 만든 ‘국경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CIPS)을 이용할 예정이다.

CIPS는 위안화 중심의 거래 시스템이다.
러시아가 ‘탈 달러화’를 목적으로 2014년 ‘러시아 금융결제 정보전달 시스템’(SPFS)을 도입하자, 이듬해 CIPS를 구축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CIPS와 SPFS의 기능적·전략적 통합을 추진하며 세계 3대 결제망을 넘어 기축통화의 꿈을 키워왔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과 브라질은 미국과 그 동맹에 야기하는 불확실성과 방해를 제거하고 국제 교역과 투자에서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을 줄여나가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