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황금마차. 출처=영국 왕실 웹사이트 캡처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 출처=영국 왕실 웹사이트 캡처
[파이낸셜뉴스] 다음달 6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리는 영국 국왕 찰스 3세의 대관식의 세부 계획이 나왔다.
영국 왕실은 찰스 3세와 부인 커밀라 왕비가 대관식 당일 아침 버킹엄궁에서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에 올라 오전 11시부터 행사가 열리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한다고 밝혔다. 이 마차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60주년(다이아몬드 주빌리)을 기념해 2012년 제작된 것이다.
대관식을 마친 찰스 3세는 왕관을 쓰고 261년 된 '황금 마차'에 탑승해 약 30분간 퍼레이드를 하며 궁으로 돌아온다. 1762년 만들어진 황금마차는 1831년부터 대관식 때마다 사용했다. 나무에 금박을 입혀 만든 굴러가는 예술 작품이다.
길이 8.8m, 높이 3.7m, 무게 4t 거대한 크기이고, 워낙 무겁다 보니 걷는 속도로만 이동할 수 있다. 8마리의 말이 끌며, 서스펜션은 가죽으로 돼 있다.
1831년 윌리엄 4세의 대관식 이후 모든 대관식마다 사용됐던 이 황금 마차는 승차감이 좋지 않기로도 유명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18년 인터뷰에서 "마차가 끔찍했다"고 말했었다. 처음 사용한 윌리엄 4세도 배를 타고 거친 바다에 있는 것 같다고 묘사했다.
대관식을 마친 뒤 국왕 부부는 황금마차를 타고 2.1㎞를 약 30분간 행진한다. '대관식 행렬'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출발해서 정부중앙청사(화이트홀) 앞 도로를 거쳐 트래펄가 광장으로 간 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버킹엄궁까지 쭉 뻗은 1㎞ 길이 도로 더 몰을 따라간다.
1953년 20대 젊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훨씬 더 긴 행렬을 소화하며 대중을 직접 많이 만났다. 피커딜리, 리젠트 거리, 옥스퍼드 거리 등을 거치며 8㎞를 2시간 동안 행진했다. 그때와 비교하면 거리와 시간이 4분의 1로 줄었다.
냉난방이 달린 안락한 마차의 이름은 '다이아몬드 주빌리 마차'다. 2012년 여왕의 즉위 60주년을 기념해 호주에서 제작됐다. 목수 짐 프레클링턴(73)이 디자인을 하고, 마차 제작 장인 50명이 10년간 만들었다. 길이 5.5m에 무게 3t 크기로, 냉난방장치, 전동창문, 최신식 서스펜션이 갖춰져 있고, 100여 가지의 영국 역사가 담긴 물건들로 제작됐다.
마차 지붕의 금관은 18세기에 만들어졌고 넬슨 제독이 기함으로 쓰기도 했던 'HMS 빅토리'의 떡갈나무로 조각하고 그 위에 금박을 얇게 덧댔다. 또 1545년에 침몰한 헨리 8세의 '메리 로즈'호 목판을 비롯해 물리학자 뉴턴의 사과나무 목재, 나이팅게일의 드레스 조각, 워털루 전쟁에서 사용된 납탄 및 창틀 등 영국과 영연방 역사를 상징하는 유물들로 장식돼 있다.
이 마차는 2014년 의회 개회식 여왕 연설 때 처음 사용됐다.
대관식 손님은 약 2000명이다. 전임 여왕 때 대관식 손님은 8000명이었다.
찰스 3세는 대관식 때 보석 444개로 장식된 무게 2.23㎏의 성 에드워드 왕의 왕관을 쓴다.
여왕도 이 왕관을 썼다. 이 왕관은 1661년 찰스 2세 대관식 때부터 사용됐다.
커밀라 왕비는 1911년 찰스 3세의 증조할머니인 메리 왕비가 대관식 때 쓴 왕관을 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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