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담 경위 등 공범 판단... 피해자 남편도 살해 음모·예비"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에서 강도살인·살인예비 혐의 등을 받는 유상원(50)·황은희(48) 부부가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이경우(35)의 아내 A씨는 강도살인 방조·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취재진 앞에 선 남편 유상원은 세 차례 "억울하다"고 말했고 아내 황은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호송차를 탔다. 오늘 송치로 사건 발생 15일 만에 피의자 7명 모두 검찰에 넘겨졌다.
먼저 오전 8시께 서울 수서경찰서 정문을 통해 나온 유상원은 검은색 점퍼의 후드를 눌러 쓴 채 '이경우가 범행 제안한 것 맞냐' '이경우에게 7000만원 왜 보낸거냐라는 질문에 연달아 "억울합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강도살인혐의 부인하는거냐'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호송차를 타기 전에 "너무 억울하다"고 한번 더 강조했다. 뒤이어 8시 3분께 취재진 앞에 선 황은희는 동일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호송차에 올랐다.
이들 부부는 지난달 29일 이경우·황대한(35)·연지호(30) 3인조가 실행한 납치·살인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이 약 6개월 전 이경우의 제안을 수락해 착수금 7000만원 등의 돈을 준 정황 등을 포착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부에 대해 최초 강도살인교사 혐의를 적용하였으나 범행 가담 경위나 역할을 고려할 때 공동정범으로 판단돼 강도살인 혐의로 죄명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또 유상원·황은희·이경우·황대한·연지호는 범행 모의 단계에서 피해자 B씨는 물론 피해자의 남편에 대해서도 살해를 음모·예비한 점이 확인되어 살인예비 혐의가 추가됐다.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초기 코인 투자로 돈을 번 재력가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 2020년부터 피해자 B씨와 P코인 투자 중 손실로 인한 갈등이 생겨 소송전 등을 벌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유상원이 먼저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체포돼 지난 8일 구속됐고, 황은희도 같은날 체포됐다. 법원은 황은희에게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함께 송치된 이경우의 아내 A씨의 경우 범행에 사용된 약물과 주사기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국랍과학수사연구원 부검결과 피해자 B씨의 사인은 '마취제 성분 중독'으로 추정된다.
A씨를 제외한 부부는 전날 신상공개위원회를 통해 신상이 공개됐다. 이번 사건으로 신상이 알려진 피의자는 총 5명으로 역대 강력사건 중 최다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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