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검진주기 10년서 2년으로 대폭 단축해
번개탄과 농약 등 자살수단·자살장소도 관리 강화
경제적 문제 자살 이어지지 않도록 복지멤버십도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 마련으로 달라지는 점. 보건복지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5년간 자살률을 지금보다 30% 줄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1위라는 불명예를 벗어나겠다는 목표를 담은 제5차 자살 예방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14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6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열어 '제5차 자살 예방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은 1만3352명에 달한다.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6명이다. 복지부는 이번 기본계획을 통해 2021년 26명이던 자살률을 2027년 18.2명으로 30% 줄인다는 목표다. 아울러 자살생각률을 같은 기간 12%에서 4.6%로 감소시킨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지역사회 특성에 맞게 생명존중안심마을을 전국에 조성해 자살률을 낮춘다. 주민 봉사대를 구성해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전문기관에 연계시킨다는 취지의 지역 자율적인 자살예방사업을 한다. 학교의 생명 존중 인식 교육은 의무화한다.
정신건강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0년인 정신 건강검진 주기를 신체 건강검진 주기인 2년으로 단축한다. 자살위험군을 조기에 찾아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상 질환을 기존 우울증에서 조현병·조울증 등으로 추가한다. 이 결과를 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건강의학과로 연계해 사후관리를 강화한다.
비정신과 일차의료기관 이용 환자 중 정신건강 위험군을 발굴해 전문기관으로 연계하고 자살 시도자·자살 유족에게 치료비를 지원한다. 자살 유발정보는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신고·긴급구조·수사 의뢰까지 즉각 대응한다. 그동안 자원봉사자를 활용해 신고까지 대응했으나 별도의 전담 조직을 신설한다.
또 진정제·수면제 등을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한다. 자살 유발을 목적으로 이를 판매·활용정보를 유통할 경우 형사처벌하고, 자살위험이 명백한 경우 긴급구조로 관리를 강화한다. 재난 발생 시 자살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위기 대응 체계를 구축해 고위험군을 재난 이후 2년간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자살에 자주 쓰이는 번개탄, 농약 같은 자살수단은 물론 자살이 많이 이뤄지는 교량 등의 관리도 강화된다. 당초 번개탄 생산 금지가 거론돼 논란이 일었으나 정부는 인체 유해성이 높은 '산화형 착화제'가 들어간 번개탄 생산을 금지하는 것이며, 앞으로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 저감 번개탄을 개발한다.
정부는 경제적 문제가 자살로 이어지지 않도록 복지멤버십 제도 등 복지 전달체계와 연계해 정신건강 서비스도 안내할 예정이다. 금융서비스와 정신건강 서비스가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정신건강복지센터와 금융서비스 제공기관 간 연계를 활성화한다.
경찰·소방 등 직업 트라우마 경험자와 장애인·학교폭력 피해자 등 정신건강 위기군에게 정신건강의학과·정신건강복지센터(자살예방센터)로 연계해 적극 개입한다.
아동·청소년, 청년, 노인 생애주기와 학교, 직장, 군부대 등 생활터별 고위험군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정신건강서비스 지원을 강화한다.
중앙 주도로 운영되던 심리부검은 광역자살예방센터 협조하에 확대하고 자립준비 청년, 살해 후 자살 등 표적 집단 강화로 정책 근거를 확보한다. 자살 예방상담(1393)은 청년층이 익숙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담 도입으로 창구를 확대하고, 정신건강복지센터 전담 인력도 늘린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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