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극단적 선택' 사흘 만에 또 숨져
'인천 건축왕' 사기피해 정부 대책 서둘러야
지난 8일 서울역 앞에서 출발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를 위한 추모행진.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일명 '인천 건축왕'이 벌인 전세사기로 2명의 피해자가 목숨을 끊은 가운데 17일 또 한 명의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인천 미추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12분경 인천시 미추홀구 한 주택에서 30대 여성 A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발견된 직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발견될 당시 그의 집에는 유서가 함께 놓여 있었다.
A씨는 지인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지인은 퇴근 후 그의 집에 들렀다가 쓰러진 A씨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인천 건축왕'으로 불리는 B씨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였다. A씨는 피해 사실을 인지한 후 경찰에 신고 접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금까지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 건축왕'으로 불리는 건축업자 B씨는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 공범과 함께 지난해 1~7월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B씨의 전세사기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피해자들이 발견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B씨로 인해 미추홀구의 한 빌라에서 보증금 7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30대 남성이 '정부 대책이 실망스럽다'는 내용의 유서를 작성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어 지난 14일에는 미추홀구 숭의동의 한 연립주택에서 2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현장에는 극단적 선택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물품이 나왔지만,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연립주택은 임의경매(담보권 실행 경매)에 넘어간 상태로, 보증금 9000만원 중 당장 최우선변제금 3400만원 외 나머지는 받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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