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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자유무역 체제, 절대 포기해선 안되는 공공재" [제24회 서울국제금융포럼]

제24회 서울국제금융포럼
금융 지정학의 귀환 주제로 개최
미·중 패권경쟁 등 갈등 있지만
결국 다자주의가 세계질서 주도
한국 공급망 조정 역할론 급부상
글로벌 금융질서 어떻게 달라질까

尹대통령 "자유무역 체제, 절대 포기해선 안되는 공공재" [제24회 서울국제금융포럼]
파이낸셜뉴스가 18~20일 진행하는 아시아 최대 금융행사인 '2023 FIND(Financial Insight Network Days)' 중 핵심 행사인 제24회 서울국제금융포럼을 19일 개최했다. '2023 FIND'의 대주제는 '글로벌 패권경쟁과 신금융질서-금융지정학의 귀환'이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와 국회, 금융권 등 주요 인사는 물론 일반 참석자 500여명이 자리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2023 FIND' 축사를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대독하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FIND(Financial Insight Network Days)는 아시아 최고의 금융·대체투자 행사인 서울국제금융포럼과 서울국제A&D컨퍼런스를 연계한 파이낸셜뉴스의 금융분야 통합 브랜드입니다.

"보편적 규범과 다자주의에 기반한 자유무역 체제는 세계 경제 성장과 인류의 자유 확장에 기여해 온 절대 포기해서 안 되는 글로벌 공공재입니다."(윤석열 대통령)

너무 친하면 쪼개지고, 너무 멀어졌다 싶으면 다시 붙는 것. 전문가들은 금융지정학 질서의 속성을 이렇게 판단했다.

지금은 지정학 구도가 살얼음판을 걸으며 미·중과 그 진영이 본격 탈동조화(디커플링)하는 것 같지만, 오히려 분절화(Fragmentation)라는 전략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견제와 균형의 논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중 간 긴장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완전하게 갈라지는 건 양 진영 모두에서 원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봤다. '잃을 게' 많아서다. 그런 관점에서 '전략적 보호주의'의 탈을 쓴 다자주의가 결국은 세계를 이끌 것이라고 이들은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파이낸셜뉴스가 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2023 FIND·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김은혜 홍보수석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세계의 분열은 경제회복을 지연시키고, 각국이 공통 해법을 마련하는 데도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국제 경제질서를 보편적 규범에 기반한 자유무역 체제로 복원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더욱 강력히 연대·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서 "금융불안요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국가경제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다"면서 "금융사들은 선제적인 위험관리와 함께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하여 금융안정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국가경제 발전에 디딤돌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원 명예이사장은 미·중 패권경쟁의 결과는 '투키디데스'와 '킨들버거'의 함정 사이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어느 한쪽이 세계질서를 휘어잡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면서 한국은 글로벌, 역내 공급망 조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공 이사장은 "프렌드 쇼어링(우방끼리 공급망 구축)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고, 투자 다각화 노력도 적극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쉬빈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CEIBS) 교수도 중국은 여전히 자본주의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쉬 교수는 "중국은 독자노선이 아니다. 개방지역주의를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라이벌과 함께 개방해서 나아가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경제비서관을 지낸 박복영 경희대 교수 역시 "미국의 대중 압박은 모순적 성격을 지닌다"며 "동맹을 이용해 정치 군사적으로 중국을 압박해야 하는데, 이게 동맹을 균열시킬 수도 있다"고 극단적 일방주의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국과 긴밀한 한국이 가장 필요한 건 유연성이라는 점에 의견이 모였다. 금융연구원 이윤석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임진왜란 때 명나라, 한국전쟁 땐 미국 등 양쪽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며 "어느 나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말 필요할 때 어느 국가가 친구가 되어주느냐가 (협력)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중 갈등과 별개로 미국 영향력 축소는 변수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이에 따라 달러의 힘 역시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미국 재무부 선임고문을 지낸 졸탄 포자르 이코노미스트는 "돈이라는 분야에서도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며 "바로 탈달러화"라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 러시아 등 원자재 수출국이 달러 대신 위안화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석 선임연구위원도 "러시아의 미국 국채 처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박소연 박신영 서혜진 김나경 이승연 김동찬 김예지 김찬미 최아영 정원일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