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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없는 '말기암', 면역 치료제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KAIST, '2세대 T세포 수용체' 치료제 개발

희망 없는 '말기암', 면역 치료제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자료사진. pixabay

[파이낸셜뉴스]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차세대 면역 항암 치료법이 개발돼 화제다. 최근 암 연구에서 기존의 모든 항암 치료가 먹히지 않는 말기 고형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면역 항암 치료법이 소개됐다.

암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암 연구의 가장 큰 진전은 면역체계를 활용하여 암을 극복하는 면역 항암치료에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카이스트(KAIST)의 김찬혁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면역 시스템이 억제되는 종양 미세환경을 이겨내는 '2세대 T세포 수용체 T (T cell receptor specific T·TCR-T) 세포'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크리스퍼-캐스9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암세포를 직접 파괴할 수 있도록 하는 TCR-T 세포 치료제를 개발했다. 이를 위해 T 세포 수용체 신호전달의 핵심적인 CD247 유전자에 추가신호 전달체인 트레프2-결합 도메인이 포함되도록 개량했다. 이 같은 개량은 TCR-T 세포의 증식 및 지속성을 높이고, 생쥐를 이용한 악성 흑색종 모델에서 높은 항암 효과가 확인됐다.

희망 없는 '말기암', 면역 치료제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연구 모식도. 사진=카이스트

1세대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장착한 CAR-T 세포는 초기에 미비한 항암 효과를 보였다. 추가신호 전달체가 포함된 2세대 CAR-T 세포는 말기 백혈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80% 이상의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현재 CAR-T 치료제는 B세포성 급성 백혈병과 다발 골수종 등 혈액암에 대한 치료 효과만 보이고 있다.

고형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CAR-T 치료제의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 가운데 연구팀은 고형암을 표적으로 하는 TCR-T 세포에 추가 신호 전달체인 트레프2-결합 도메인을 포함한 2세대 TCR-T 세포 치료제를 개발했다. 단일 단백질 구조인 CAR와 다르게, 단백질 복합체 구조를 가진 TCR에 추가 신호 전달체를 포함시키는 것은 더욱 도전적인 과제였다.
하지만 연구진은 다양한 시도 끝에 TCR의 형성과 기존 신호전달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동시에 추가 신호가 유발되는 최적의 TCR 모듈을 성공적으로 구축하였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인 나상준 박사는 "고형암이 형성하는 면역억제 환경에서 기존 1세대 TCR-T 세포의 항암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라며 "반면 2세대 TCR-T 세포는 면역억제 환경에서도 지속적인 항암효과를 유지하도록 고안된 기술 전략으로, 기존 치료제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고형암 환자들에게 필요한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나상준 박사와 김세기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으며 국제 학술지 '저널 포 이뮤노쎄라피 오브 캔서 (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에 지난 4월 5일 게재됐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