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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에도 질적 차이가 있다" 중국, 인도 세계 1위 인구 발끈

-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인구 보너스는 총량뿐 아니라 인재도 함께 봐야"
- 관영 매체 "인도 인구 통계는 불확실, 중국과 경제 격차는 벌어져"

"인구에도 질적 차이가 있다" 중국, 인도 세계 1위 인구 발끈
19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뉴델리 이슬람 사원 자마 마스지드 앞 시장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이날 공개된 유엔인구기금 세계인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반 인구 인도는 14억2860만명으로 중국 인구보다 약 300만명 더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AFP 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인도 인구가 올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것이라는 유엔인구기금 보고서에 중국이 발끈했다. 인도 정부는 최신 통계를 가지고 있지 않아 불확실하며, 정작 중요한 인구의 질적 측면과 경제는 중국이 앞선다는 논리다.

인구 보너스는 질적 측면 중요

21일 중국 외교부와 매체에 따르면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유엔 보고서에 대한 논평 요구에 “한 국가의 인구 보너스(총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늘어나면서 경제 성장률도 증가하는 현상)는 총량뿐 아니라 질적 측면이 중요하고 인재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 대변인은 그러면서 중국은 14억명 이상 인구 가운데 노동연령인구는 9억명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또 노동연령인구의 평생 교육기간은 10.9년, 신규 노동연령인구의 교육기간은 14년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즉 중국은 인도와 달리, 단순히 인구가 많은 것이 아니라 중고등교육 이상의 생산가능인구가 충분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왕 대변인은 “중국은 인구 고령화에 적극 대응하는 국가 전략을 실행하고 세 자녀 출산 정책 및 지원 조치를 추진한다”고 부연했다.

왕 대변인의 발언 이후 관영 매체들도 비슷한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문제는 인도 스스로도 얼마나 많은 인구가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유엔은 지난해 보고서에선 올해 4월 중순 인도 인구가 중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했으나, 지난 19일에는 이를 수정했고 구체적인 시점이나 시간대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이 매체는 의문을 제기했다.

매체는 “인도는 10년 주기 인구 조사를 2021년에 해야 하지만, 전염병 등으로 아직 가동하지 않은 채 일부 샘플링 데이터를 통해서만 추정하고 있다”며 “최신 인구 수치를 파악하기까지는 빨라야 2024년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중국·남아시아협력연구센터의 류종이 비서장은 제일재경에 “인도가 예정대로 인구 조사를 하더라도 현실 여건 등의 요인에 의해 특별히 높은 정확도의 데이터를 도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매체인 관찰자망은 “인도는 1990년대 인구 보너스로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중국과의 경제 격차는 이미 커지고 있다”면서 “인도는 여전히 높은 실업률과 낮은 노동력 교육, 고용구조 불균형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도 중국에 비해 현저히 불리한 점”이라고 전했다.

관찰자망은 일부 경제학자와 업계 전문가들 인용, “인도가 ‘인구 우세’를 낭비하고 있으며, 이를 제때 변화시키지 않으면 과장된 인구 보너스가 ‘인구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0~24세 비중, 중국 18% vs. 인도 26%

중국 인구는 1960년대 초 이후 지난해 처음 감소했다. 경제 성장에 따른 생활수준 향상과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가 중국 인구 감소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지난 2016년 1자녀 정책을 폐기한 데 이어 2021년에는 한 부부가 세 자녀까지 가질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인구 감소세를 되돌리는 데는 실패했다. 중국 인구는 2050년 13억1300만명으로 줄고, 2100년이 되면 8억명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유엔은 예상하고 있다.

반면 인도 인구는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경제의 주축이 될 청소년 인구 비중에서도 중국을 넘어서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10~24세 청소년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국은 18%에 그치고 있는 반면 인도는 26%에 이른다.

애플이 아이폰 생산의 25%를 인도로 이동하는 등 중국에 집중된 생산기지의 다변화를 추진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