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투신 생중계' 관련 내사
신대방팸 근거지 지역 주민들
"10~20대 몰려 다니며 소란"
지난 16일 강남에서 여고생 A양이 투신하는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생중계된 사건과 관련해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서울 동작경찰서는 우울증 갤러리에서 활동하는 일명 '신대방팸'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에 들어간 상태다.
이들의 근거지로 지목된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한 다세대주택 인근 주민들은 20대 청년들 여럿이 함께 살면 몰려 다니면서 담배를 피우거나 소란을 피우는 등의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제보자는 신대방팸 뿐만 아니라 친목 모임에 참여했던 우울증갤러리 이용자들이 범죄를 저지른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동작경찰서는 신대방팸의 범죄 의혹에 대한 내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경찰이 신대방팸 근거지로 알려진 다세대주택에 찾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대방팸의 근거지로 알려진 지역 인근 주민들은 평소에도 10~20대로 보이는 학생들이 몰려 다니면서 종종 소란을 피우는 모습을 봤다고 한다.
주민 B씨는 "학생들이 남녀 섞여 노랗게 염색하고 담배 피고, 주차장에 꽁초 등 투기를 했었다"며 "아이들이 수시로 나와 뛰어다니고 서로 과격하게 쫓으러 다니는 것 같은 모습을 봐 걱정스럽고 무서웠던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골목을 자주 오간다는 주민 C씨는 "오전에는 거의 보이지 않고 저녁 5시께부터 나와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자주 봤다"며 "대부분 남자였고, 가끔 여자들도 껴있었다"고 언급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C씨도 "30대 미만으로 보이는 청년들이 여럿 살고 있다고 안다"며 "가끔 창문이 열려있을 때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본 적 있다"고 했다.
경찰이 조사에 나선 신대방팸은 우울증 갤러리에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미성년자들을 유인해 동작구 일대 주택가에서 성폭력, 유사마약 투약, 폭행 등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사실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대방팸은 우울증갤러리 이용자 일부가 만든 모임으로 지난 2020년 말부터 이 다세대주택을 근거지로 삼아 6명이 숙식을 함께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생전 우울증갤러리를 이용했지만 이 갤러리 활동이나 신대방팸 멤버들이 극단적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신대방팸 측은 범죄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관련해 과거 우울증갤러리에서 활동했다는 익명의 제보자는 파이낸셜뉴스와의 통화에서 "신대방팸 뿐만 아니라 '신림팸' 등 다른 친목 모임들도 있고, 모임 주체와는 상관없이 오프라인 친목에 참가했던 다수 이용자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우울증갤러리 인스타그램과 신대방팸 등의 주도로 친목 모임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신대방팸 멤버들이 모든 범죄에 연관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친목 모임에 참석했던 개별 이용자들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
또 신대방팸 일부 멤버를 포함한 우울증 갤러리 이용자들 사이에서 반사회적 성향을 토대로 약물 오남용, 사설도박, 불법대출, 미성년자 의제강간을 포함한 성범죄 등이 일어났다고 한다.
제보자가 알고 있는 사례만 해도 8건에 달한다. 피해자 일부는 사망했고, 일부 가해자는 최근까지도 우울증갤러리에서 활동했다고 전해진다. 제보자는 "우울증갤러리의 사건·사고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익명 뒤에 숨어서 일어난 개별 범죄의 재발 방지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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