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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 현장'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여신 포즈'.. "개념 있냐" 글로벌 '뭇매'

'학살 현장'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여신 포즈'.. "개념 있냐" 글로벌 '뭇매'
한 여성이 나치 독일의 전쟁범죄 현장인 폴란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미소를 지으며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많은 유대인이 학살된 폴란드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서 한 관광객이 '모델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찍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GB뉴스 제작자 마리아 머피는 지난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참혹한 경험을 했다”라며 한 장의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을 보면 빨간색 셔츠를 걸치고 검은색 바지를 입은 한 여성이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앞 철로에 앉아있다. 여성은 하늘을 바라보며 머리를 쓸어 넘기면서 한껏 포즈를 취하고 있다.

머피는 "유감스럽게도 그곳의 모든 이가 그렇게 가슴 아파하진 않는 것 같다"라며 사진 속 여성을 질타했다.

해당 게시물은 30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무례하다", "이 여성은 수많은 사람이 살해된 장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등의 댓글을 달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우슈비츠 박물관 측도 공식 SNS에서 불쾌감을 표시했다. 박물관 측은 "아우슈비츠 박물관을 방문할 때는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해된 수용소의 실제 현장에 들어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라며 "그들의 기억을 존중해 달라"라고 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관광객이 부적절한 행동으로 논란을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에는 한 네덜란드 여성 관광객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상징적인 장소인 '노동이 그대를 자유롭게 하리라'(Arbeit Macht Frei)가 적혀있는 정문 앞에서 나치식 경례를 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이 관광객은 경찰에 연행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나치 독일이 1939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를 점령한 이후 설치한 수용소다. 이 수용소는 노동 교화소와는 달리 반나치 성향이 의심되는 세력을 절멸시키기 위한 '죽음의 수용소'로 악명을 떨쳤으며, 이곳에서만 유대인을 포함한 최소 110만명이 살해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