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어디든 좋으니 나와 가줄래
네게 하고 싶었던 말이 너무도 많지만
너무 서두르지 않을게
그치만 네 손을 꼭 잡을래
멋진 별자리 이름은 모르지만
나와 같이 가줄래
-적재의 '별 보러 가자' 중에서-
이시우 씨가 촬영한 '해파리 성운'은 제31회 천체사진공모전에서 대상에 선정됐다. 강원도 인제군에서 해파리를 닮아 해파리 성운(IC443)으로 불리는 천체를 촬영했다. 이시우 제공
[파이낸셜뉴스] 가수 적재가 2017년 발표한 곡으로 배우 박보검이 나왔던 광고에 삽입돼 한때 귀에 익숙했었죠. 제가 2021년 9월에 '별 보러 가자'며 당시 천체사진 공모전에서 수상한 사진을 보여드렸습니다. 오늘은 한국천문연구원이 제31회 천체사진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에 대해 얘기하겠습니다. 지난번에는 수상작들을 일일이 설명해 드렸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방식입니다.
올해 출품된 294개의 천체사진 중 '최고의 사진' 대상에는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 1학년 이시우 학생이 촬영한 '해파리 성운'이 선정됐습니다.
해파리 성운이라 불리는 'IC 443'은 지구에서 약 5000 광년 떨어진 적색 초거성 'HD 179821'의 폭발로 형성된 초신성 잔해입니다. 해파리 성운은 남쪽 밤하늘에서 볼 수 있으며, 천체망원경으로 지상에서도 매우 밝게 볼 수 있다고 하네요.
해파리 성운은 이름 그대로 해파리 모양과 비슷합니다. 머리와 몸통, 그리고 장미색과 보라색의 아주 긴 다리로 이루어져 있죠. 이는 성운 내에 존재하는 가스와 먼지가 복잡한 중력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이뤄졌습니다.
물론 이 성운은 우주 연구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성운 중 하나라고 하네요. 그 이유는 이 성운이 형성된 시기와 성질을 연구해 우주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남경 씨가 촬영한 '오리온자리의 본모습'은 제31회 천체사진공모전에서 금상에 선정됐다. 오리온자리를 4패널로 나눠 촬영. 오리온자리의 세밀한 모습을 담기 위해 풀프레임 카메라와 다양한 배율의 렌즈를 활용했다. 이남경 제공
그런데 5000광년이라고 하면 얼마나 먼 거리일까요. 우선 1광년은 빛의 속도로 1년이 걸리는 거리입니다. 빛의 속도가 1초에 약 30만㎞이므로 1광년은 대략 10조㎞, 5000광년은 5경(5×10의 16승)㎞이네요.
그럼 이렇게 먼 곳에 있는 성운은 어떻게 촬영을 했을까요. 천문연구원 보현산천문대 전영범 박사는 심우주를 촬영하기 위해서 천체망원경과 카메라, 필터, 렌즈 등 여러 장비도 필요하지만 촬영하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밤 하늘을 촬영하려면 '찰깍'하고 짧게 찍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동안 노출해 카메라에 담죠. 우리가 서 있는 지구는 계속 돌기 때문에 천체망원경이 보고자 하는 별을 계속 추적하면서 움직이는 '적도의식 가대'라는 장비도 있어야 합니다.
빨간, 녹색, 파란색을 담아내는 각각의 필터를 이용해 여러 사진을 찍습니다. 이렇게 촬영한 사진을 집에와서 다시 보정하는 작업을 통해 완성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천체사진은 한계절 내내 촬영해서 보정작업을 거쳐 몇달만에 완성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대상에 선정된 사진을 찍은 이시우 학생에게 물어봤습니다. 이시우 학생은 2일에 걸쳐 촬영했다고 하네요. 물론 보정작업하는 시간은 별도죠.
정예준 씨가 촬영한 '우주의 아름다움'은 제31회 천체사진공모전에서 꿈나무상에 선정됐다. 조경철 천문대 인근에서 코끼리코 성운(IC1396)을 촬영했다. 정예준 제공
이시우 학생은 과학을 좋아해서 초등학교때 현미경으로 생물이나 물체를 들여다보고 관찰일지 쓰는게 좋았다고 해요. 그러다가 아버지와 함께 천문대에 가서 별을 보고나서부터 별과 망원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망원경으로 밤하늘을 보고 천문학 책을 찾아보면서 천문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이시우 학생은 2019년도 고등학교 시절에 천문연구원의 천체사진공모전에서 동영상부문 금상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5년 연속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이후 계속 자신의 꿈을 위해 올해는 충남대 천문우주과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아직은 고민중이라면서도 우주과학이나 대기천문학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고 했습니다.
주말이나 쉬는 날에 한번쯤 계획을 세워서 밤 하늘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천문대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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