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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꽃보직' 상임감사 10석 중 8석... 전문성 뒷전 '정치인들의 텃밭' [공공기관 낙하산인사 전수분석 (8)]

文정부서도 70% 가량 코드인사
정권마다 내사람 꽂아주기 만연

[단독]'꽃보직' 상임감사 10석 중 8석... 전문성 뒷전 '정치인들의 텃밭' [공공기관 낙하산인사 전수분석 (8)]
공공기관 상임감사 자리에 대해선 정권을 가리지 않고 '정치권 출신' 낙하산 투입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에서만 취임 1년도 안돼 10명 중 8명 꼴로 상임감사 자리를 챙겨준 가운데, 전임 정부인 문재인 정부에서도 10명 중 7명 정도를 상임감사에 정치인들을 포진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핵심 피의자로 꼽힌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로 인해 정치인 출신 상임감사 챙겨주기 논란은 재점화 되는 분위기다.

■'꽃보직' 상임감사, 예외없다

23일 파이낸셜뉴스가 370개 공공기관 임원 3086명(당연직 제외) 중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상임감사·비상임감사 331명을 분석한 결과, 문 정부에선 임명된 222명 중 98명(44.14%)이, 윤 정부에선 109명 중 51명(46.79%)이 정치권 출신으로 집계됐다. 특히 공공기관 '상임감사' 자리의 경우, 정치권 출신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아직 정권 초반이지만, 윤 정권에서 단행한 25개 기관에 대한 상임감사 인선 결과, 25명(80.00%)이 정치인이었다. 아직 공석인 자리가 4석이고, 임기 만료된 감사 자리도 상당수여서 앞으로도 대선 공신들과 정치인의 감사 투입이 잇따를 전망이다. 문 정권에서 임명했던 71개 기관 상임감사 인선에선 71.83%인 51명이 정치인이었다는 점에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상임감사가 낙하산 인사 자리보전을 위한 꽃보직임을 인증했다.

윤 정권의 경우 이명박 정권 당시 특임장관실과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지낸 김좌열씨가 최근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임감사로 선임됐다. 김 감사는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던 인사다.

문재인 정권에선 임찬기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대선 직후인 지난해 3월 한국가스안전공사 상임감사에 임명했고,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허완 감사는 민주당 차성수 전 금천구청장의 비서실장 출신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낙하산 기관장은 그래도 전문성이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감사 자리는 전문성도 없이 누가 꽂아줘왔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며 "해당 공기업에선 감사가 오면 누구 끈으로 왔는지, 정당에서 얼마나 활동했는지 소문이 다 돈다. 특히 상임감사 자리는 흔히 꽃보직이라 불린다"고 설명했다.

■비상임감사 30%정도 정치인 출신

상임감사와 달리, 비상임감사의 경우 임명된 인사들의 30%대 정도만이 정치권 출신인 것으로 분석됐다. 윤 정부에서 임명된 84명의 공공기관 비상임이사 중 31명(36.90%)이 정치권과 관련이 있었고, 문 정부의 경우 임명된 151명 중 47명(31.13%) 정도가 정계 관련 인사였다.

하지만 비상임감사 역시 해당 기관과의 업무 연관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최상철 비상임감사는 서울남부지검 검사 출신이고,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강전애 비상임감사는 원희룡 경선캠프와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상근부대변인으로 활동했었다. 문 정부에선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비상임감사에 임지봉 서강대 교수를 대선 직전인 지난해 2월 말 임명했다. 임 교수는 민주당 윤리위 간사를 지냈고 문 정부가 추진하던 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했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정경수 박소현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