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지난해 6월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NASA 방문을 계기로 그동안 미국의 허가가 있어야만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었는데 이에 대한 규제가 풀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규제가 풀리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이노스페이스 등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NASA와 외신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방문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팜 멜로이 미 항공우주국(NASA) 부국장이 우주탐사 및 과학분야 협력 공동의향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공동의향서에는 우주 연구 분야 협력을 가속하고 우주 통신과 우주 항해, 달 연구 분야의 공조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우리나라는 인공위성 발사 규제와 미국과의 아르테미스 협력방안, 우주항공청 설립 등 우주 현안이 산적해있다. 윤 정부는 올해 설립할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우주산업을 키워 세계 우주경제 진입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향후 정지궤도 인공위성이나 달착륙선 같은 규모가 큰 우주물체를 쏘아올리기 위해서는 미국의 국제무기 거래 규정(ITAR)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가 개발한 인공위성에 위치 추적과 자세 제어에 사용되는 미국산 제어모멘트자이로 등 핵심 부품이 들어가면 미국의 허가없이는 누리호로도 발사할 수 없다. 또 누리호로 다른 나라의 인공위성을 돈을 받고 쏘아 주려 해도 그 위성에 미국이 금지하는 핵심 부품이 들어가도 안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과 대치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이 추구하는 군축 비확산이라는 명분으로 ITAR 규정을 좀 깐깐하게 들이대고 있다"면서 "이 부분이 우주개발에 굉장한 장애물로 작용해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최근 몇년간 미 국무부나 NASA 등 대화 채널이 있을때마다 지속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찾아왔다.
한 인공위성 개발자는 "미국의 ITAR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 가능한 우주로켓 기술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직까지 미국의 핵심기술이 들어간 인공위성 발사에 인색하다"며 "이 규제를 풀어야 우주 경제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러시아에서 쏘아올린 아리랑위성 2호는 중국 창정 발사체에 실어 발사하려 했지만 미국의 반대로 무산된바 있다.
아울러 달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의 협력방안이 어떻게 구체화 될지도 관전포인트다. 지난해 말 과기정통부는 양국 실무차원의 '민간 한미 우주대화'에서 우주산업·탐사 분야 확대를 약속했다. 또 항공우주연구원과 천문연구원, 지질자원연구원 등에서 민간 우주경제 실현, 우주인 배출, 달현지자원활용(ISRU) 등 한미 협력이 가능한 기술을 제안했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카멜라 해리스 미 부통령과 함께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연구활동을 직접 확인할 예정이다.
한국계 과학자들과도 만나 우주가 기후변화 대처에 어떤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지 브리핑도 받는다. 이는 최근 시작된 NASA의 대류권으로 방출되는 오염 모니터링(TEMPO) 미션과 우리나라의 정지궤도위성 환경모니터링(GEMS) 미션도 포함돼 있으며, 이 프로젝트는 우주에서 대기질을 관측하는 방식을 혁신해 지구상의 삶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암흑물질과 외계행성을 찾는 로만 우주망원경도 살펴볼 예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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