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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소멸 귀한 출생"... MZ부모, 프리미엄 유아동복 잡기

"인구소멸 귀한 출생"... MZ부모, 프리미엄 유아동복 잡기
지난 2021년 국내 패션시장이 43조3508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성장한 가운데 같은 기간 아동복 시장은 16.8% 증가한 1조648억원으로 전체 패션시장 성장률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사진은 프리미엄 유아동 브랜드 블루독베이비. 서양네트웍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우리 예솔이의 퍼스트 구찌예요"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연진의 딸 예솔은 태어나자마자 명품 브랜드 배냇저고리를 입는다. 태어나는 신생아 숫자는 매달 최저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반대로 유아동복 시장은 확대되는 추세다. 귀한 아이에게 '프리미엄' 옷을 입히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다. 길어야 한 달 입는 배냇저고리도 명품을 입히는 것처럼 아이에게 좋은 것만 해주고 싶은 부모들이 프리미엄 상품을 찾으면서 유아동복 시장이 점차 고급화되고 있다.

패션시장 평균 2배 성장하는 아동복 시장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패션시장의 성장세보다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두배 가까이 가파르다.

지난 2021년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43조3508억원으로 전년 대비 7.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아동복 시장은 전년 대비 16.8% 증가한 1조648억원으로 전체 패션시장 성장률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2022년에도 국내 패션시장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3.5% 성장할 때,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32% 늘었다. 이처럼 유아동복 시장 성장세가 전체 패션 시장의 2배 넘게 성장한 이유는 프리미엄 아동복을 중심으로 관련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2022년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0.78명으로 전년보다 감소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을 밑돌았다. 전체 출생아 수는 해마다 감소하며 2018년(32만7000명)보다 23.8% 줄어든 24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유아동복 시장 확대는 유통 채널의 매출에서도 확인된다. SSG닷컴은 지난달 유·아동 카테고리 객단가(회당 평균 구매금액)가 14만원으로, 지난해 2월 11만3000원에서 23.9% 증가했다고 밝혔다. 백화점 업계도 마찬가지다. 올해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사의 아동 명품 매출 신장률은 각각 25%, 22.5%, 29.3%로 명품 매출 신장률의 5~6배 수준에 달한다.

MZ부모가 이끄는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

아동복 시장의 성장 배경에는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MZ세대 부모의 등장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텐포켓 키즈' 등 한 명의 자녀에게 소비가 집중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늘어난 수요가 유아동복 전체 시장의 성장까지 견인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명품 브랜드와 성인 패션 브랜드들도 잇따라 키즈 라인을 확대, 론칭하며 아동복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액티브웨어 브랜드 젝시믹스는 지난해 젝시믹스 키즈 라인을 처음 출시했으며,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는 올해 키즈 라인으로 '마리떼 앙팡'을 론칭했다.

저출산 속에서도 아동복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패션 기업들은 이제 고급화를 넘어 더욱 세분화된 전략으로 본격적인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성인에서 키즈로, 키즈에서 베이비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기반으로 패션 기업들은 연령을 낮춰 타깃층을 확대하고 있다.

서양네트웍스의 키즈 브랜드 블루독과 베이비 브랜드 블루독베이비는 고객에게 더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공유한다는 복안이다.

블루독베이비는 탄탄한 성장세를 중심으로, 2023년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 및 코어 상품군 기획 확대, 적극적인 물량 강화, 온라인 전용 아이템 확대를 통한 연간 매출 52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질의 퀄리티로 더 많은 고객들에게 대중적인 브랜드로 다가가겠다는 목표로 1월 용산 아이파크몰에 55번째 매장을 오픈하며 브랜드 키우기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아이와 같이 성장하며 충성고객 확보 전략

서양네트웍스의 대표 브랜드 블루독은 오래된 헤리티지와 강아지 심벌 로고가 대표적으로 고객들 사이 높은 선호도를 기록하며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다. 최근에는 블루독베이비의 고객들이 성장에 따라 자연스럽게 블루독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루이비통은 3월 명품 브랜드 최초로 3~12개월 연령의 아기들을 타깃으로 한 베이비컬렉션을 출시했다. 명품브랜드 중 처음 선보이는 영유아 라인으로 루이비통 시그니처 모노그램 패턴을 적용한 의류와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키즈 라인의 경우 앞서 구찌, 디올, 버버리, 톰브라운 등 다수의 명품 브랜드를 통해 만날 수 있었지만 영유아에게만 집중한 컬렉션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하반기 파스텔세상도 닥스베이비를 신규 론칭한다.
브랜드의 중심이 되는 오리진 라인에는 하우스체크 시리즈, 테디베어 등 그래픽을 활용한 디자인 등을 담았다.

키즈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기업들은 이제 아이가 태어나는 출생의 순간부터 성장을 함께 하며 정서적인 연결고리를 형성함으로써 브랜드의 경쟁력 제고와 동시에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양네트웍스 관계자는 "베이비를 입던 아이가 성장하면서 그대로 같은 브랜드의 키즈 라인을 이어가는 것은 브랜드를 향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나타내는 하나의 지표와 같은 것"이라며 "갈수록 커져가는 유아동복 시장과 무수한 브랜드, 빠른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수한 품질은 물론, 브랜드만의 독창적인 정체성과 디테일이 더해져야 소비자들이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