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6일 SG발 주가조작 혐의자 10명의 출국을 금지시키고 수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수사를 맡은 서울남부지검./사진=뉴스1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한 대량매도 주문 사태가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을 통해 대량매물이 쏟아진 일부 종목이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26일 장 초반에도 사흘째 폭락 행진을 이어갔다. 국내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의 이상 현상까지 덮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번 SG발 사태는 특정 사모펀드에서 차액결제거래(CFD) 매물이 쏟아져 벌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황들로 보면 주가조작 가능성이 농후하다. 검찰은 이날 주가조작 혐의자 10명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당국은 작전세력의 조작 개입이 사실로 드러나면 엄중한 제재와 처벌을 내려야 한다.
이번 사태가 가져올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아직 가늠할 수조차 없다. 주식시장 전체의 건전성에 타격을 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작전세력에 휘둘리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취약성은 이번 사태로 재확인됐다. SG발 사태와 관련된 종목들을 살펴보면 빚을 내 투자한 신용거래 비중이 높다. 작전세력의 주가 띄우기에 편승한 과도한 차입투자가 이번 폭락의 화를 더 키운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증권사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거래 비중을 뜻하는 신용잔고율은 근래 크게 늘어났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신용잔고율이 10% 이상인 종목 수는 21개에 이른다. 지난해 말 9개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신용잔고율이 5% 이상인 종목 수는 무려 269개에 달했다. 신용잔고율이 높을수록 상장된 주식 중 신용으로 산 주식이 많다는 뜻이다. 국내 증시가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성을 기반으로 한 가치투자보다 수급상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판으로 쏠리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국내 주식시장은 돈 놓고 돈 먹기라고 할 정도로 사기성 투기세력이 다수 개입돼 있다.
건전한 투자자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음은 물론이다. 당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작전세력을 발본색원하여 주식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주식시장 전반의 빚투 행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서 투자자 보호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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