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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떠나고, 인건비는 비싸" 日노무라 3년째 실적 부진

시황에 의존하는 브로커리지 수익 구조 여전
수수료 무료 치킨게임에 미래도 불투명

"개미 떠나고, 인건비는 비싸" 日노무라 3년째 실적 부진
일본증시 자료사진. 뉴시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최대 금융지주사인 노무라홀딩스가 3년 연속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으로 개인 주식거래가 침체된 데다 내부적으로는 높은 인건비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현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노무라는 전날 3월기 순이익이 927억엔(약 928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 감소했다고 밝혔다.

키타무라 타쿠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자회견에서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일본 내 리테일을 중심으로 하는 영업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부문별 세전이익은 43% 감소한 335억엔으로 리먼 쇼크 당시인 2009년 3월기(182억엔)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예치 자산은 122조엔으로 2009년 시점의 약 2배로 늘었다. 다만 증권업계 전체적으로 주식과 투자신탁의 잦은 거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인건비를 중심으로 고비용 체질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영업부문의 비용(금융비용 제외)은 과거 10년간 2700억~3200억엔 정도의 일정 규모를 유지했다. 고비용 체질에서는 시황 악화로 수익이 줄어들 경우 비용절감이 어렵기 때문에 이익이 떨어지기 쉬운 구조다.

앞으로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 내 최대 인터넷 증권사인 SBI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도 일본 주식 매매수수료를 무료로 할 방침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업계 전체에 수수료 인하 압력이 가해지면서 이같은 치킨게임 양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도 주식이나 투자신탁의 매매수수료에 의존하는 체제를 탈피하기 위해 고객으로부터 예치자산 잔액에 따른 수수료 체계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고비용 체질이 장기화되고 시황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노무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 26일 종가 기준 노무라의 PBR은 0.5배로, 경쟁사인 다이와증권그룹(0.65배), SBI홀딩스(0.71배)보다도 낮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