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미술계의 가장 논쟁적인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기획전.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약 1억5000만원(12만 달러)에 달하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바나나 작품이 이번에는 서울대생한테 먹혔다.
이태원에 소재한 리움미술관은 지난 1월 30일부터 카텔란의 화제작 '코미디언'을 전시하고 있다. 이 코미디언은 27일 낮 12시 30분경 한 남성에 의해 껍질만 남겨졌다.
앞서 코미디언은 2019년 12월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 첫 선을 보인 작품이다. 당시 카텔란이 인근 가게에서 30센트를 주고 생바나나를 산 뒤 덕테이프를 붙여 작품으로 전시했다.
작품은 12만 달러에 팔렸는데, 한 행위예술가가 퍼포먼스라는 빌미로 작품 속 바나나를 떼어먹었다. 이 모습이 전세계 언론에 보도되면서 '코미디언'은 앤디워홀의 바나나를 제치며 21세기를 상징하는 작품이 됐다.
이날 바나나를 먹은 남성은 서울대 미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알려졌다. 남성은 30여분 뒤 미술관 관계자들이 찾아와 "왜 그랬냐"는 물음에 "아침을 안 먹고 와서 배고파서 먹었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한 방송국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작품을 훼손한 것도 어떻게 보면 작품이 될 수 있을지 뭐 이런 것도 재미있을 것 같더라"라며 "현대미술을 보면 이런 기획은 없었던 것 같아서, 장난삼아서 한 번 붙여놓고 나왔다"라고 밝혔다.
리움미술관 측은 남성에게 별도의 손해배상 등은 취하지 않고, 새 바나나를 다시 붙여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코미디언'은 2~3일에 한 번씩 생바나나를 교체하고 있다고 한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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