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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온라인 여친에게 3억여원 쓴 中남성, 알고보니 외숙모

- 이별 뒤 외숙모가 소개해 준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 결국 외숙모 자신
- 아버지 교통사고 등 각종 이유로 돈 빌려 간 후 채팅 차단

6년간 온라인 여친에게 3억여원 쓴 中남성, 알고보니 외숙모
이미지 사진. 중국 매체 캡처.

【베이징=정지우 특파원】6년 동안 저축한 돈을 모두 온라인에서 만난 여자 친구에게 쓴 뒤 버림받은 중국 한 남성의 기구한 사연이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남성의 돈과 마음을 모두 가져간 여자 친구는 소개자였던 남성의 외숙모였다.

29일 대만 자유시보와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에 사는 A씨는 2016년 전 여자 친구와 헤어진 뒤에도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40대 후반의 외숙모는 젊고 아름다우며 학벌 좋은 여성 ‘린미’를 소개해 줬다.

두 사람은 문자나 보이스 채팅을 통해 서로를 알아갔으며, 사이는 좋아져 얼마 뒤 안정적인 인터넷 연애로 발전했다.

하지만 사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린미는 갑자기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해 경제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여자 친구가 걱정되던 A씨는 곧바로 3만위안(약 578만원)을 송금해 그녀를 도왔다.

이후에도 6년이라는 연애 기간 동안 린미는 A씨에게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반복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어머니의 암 선고 등 이유는 다양했다. A씨가 이 말을 믿고 건넨 돈은 모두 142만위안(약 2억7000만원)에 달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린미에게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만나 달라고 수차례 부탁했다. 그러나 린미는 끝내 응하지 않았다. 이를 견디지 못한 A씨가 린미에게 돈을 갚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결국 돌아오는 것은 채팅 차단이었다.

A씨는 자신이 속았다고 느껴 경찰에 신고한 후에도 또다시 아연질색할 수밖에 없었다.
린미의 정체는 자신에게 린미를 소개해 준 외숙모였기 때문이다.

A씨는 중국 매체에 “외숙모가 2015년 외삼촌과 이혼했지만 항상 외삼촌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로 인해 외숙모가 누군가를 소개해 줬을 때 단순히 좋은 의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외숙모는 A씨와 보이스 채팅에선 음성 변조기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