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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프로포폴, 10대는 코카인... 바뀌는 마약지형도

20대는 프로포폴, 10대는 코카인... 바뀌는 마약지형도
/사진=파이낸셜뉴스 사진DB

[파이낸셜뉴스] 마약이 유명 연예인, 재벌가를 넘어 10대를 포함한 청년층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 10대 마약사범이 10년간 11배 급증하고 전체 마약류 사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가 손댄 마약류는 펜타닐, 코카인 등 중독성이 강한 마약인 것으로 분석됐다.

10대 마약사범, 지난 10년간 11배↑


1일 법무연수원이 최근 발간한 ‘2022 범죄백서’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사범 연령은 지난 10년 간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지난 2012~2018년 7년간 검거된 마약류사범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연령은 40대였지만 2019년부터 순위가 뒤집혔다.

2019년과 2020년 30대가 각각 25.7%, 25.0%로 가장 많아지더니 2021년에는 검거된 1만6153명의 마약사범 중 20대가 31.4%로 가장 많았다. 지난 10년 동안 20대 마약사범이 급속도로 늘었다는 의미다.

10대 비중도 늘기 시작했다. 마약류에 손대다 검거된 10대는 2012년 38명에서 2021년 450명으로 지난 10년 간 무려 11배 넘게 급증했다.10대가 전체 마약류 사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4%에서 2.8%로 크게 늘었다. 마약류 사범의 증가세를 고려하더라도 10대 20대의 증가세가 유독 두드러졌다는 얘기다. 마약류 사범의 직업 중 ‘학생’ 수가 10년간 48명에서 494명으로 10배 이상 높아진 점도 마약을 접하는 연령대가 어려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대는 향정, 10대는 펜타닐·코카인


마약류별로 살펴보면 20대는 주로 향정신성의약품에 손대다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마약류를 마약(모르핀, 헤로인, 코카인, 펜타닐 등) 향정신성의약품(엘에스디, 케타민, 졸피뎀, 프로포폴 등), 대마로 구분하고 있다.

2021년 기준 검거된 20대 마약사범 5077명 중 3044명(59.9%)은 향정사범이었다. 대마 사법은 향정 다음으로 높은 1883명이었다. 이는 대마사범 전체(3777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10대의 경우 지난 10년간 마약류 중에서도 펜타닐, 코카인 등 마약사범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사범은 대다수 연령대에 걸쳐 그 수가 대마나 향정사범보다 적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2021년 마약류사범으로 검거된 10대(450명) 중 마약사범이 차지하는 비중은 43.5%(196명)로 향정(192명)과 대마(62명)을 뛰어넘었다. 이는 전체 마약사범 중 60세 이상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펜타닐, 코카인 등의 마약은 중독성과 부작용이 큰 만큼, 대마 등에 비해 투약시 받게 되는 형량도 높다.

특히 10대 마약사범은 지난 10년간 점진적 증가가 아닌, 최근 들어 급격히 치솟는 양상을 보였다.
사실 그동안 마약에 손대 검거된 10대는 한 자리 수거나 아예 없었다. 2011~2019년 9년간 총 9명으로 1년에 평균 1명꼴로 검거됐다. 그러나 지난 2020년에만 39명의 10대 마약사범이 검거됐고, 이어 2021년에도 196명이 나오는 등 최근 들어 적발 건수가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