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5위, 일본 68위.. 1위는 노르웨이
북한·중국, 180·179위로 나란히 최하위
[국경없는기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이낸셜뉴스] 국경없는기자회(RSF)에서 매년 발표하는 세계 언론 자유 지수에서 한국이 전년대비 4계단 하락한 47위를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RSF가 3일(현지시간) 공개한 ‘2023 세계 언론 자유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 자유 지수는 세계 47위로, 지난해 43위에서 4계단 하락했다.
RSF는 전 세계 180개국의 언론 자유 환경을 평가해 ‘좋음’, ‘양호함’, ‘문제 있음’, ‘나쁨’, ‘매우 나쁨’으로 분류하는데, 한국은 두 번째로 그룹인 ‘양호함’에 속했다.
한국과 같은 그룹에 속한 국가로는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등이 있다.
RSF는 한국의 언론 환경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선두 주자인 대한민국은 언론의 자유와 다원주의를 존중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하지만 전통과 기업의 이해관계로 인해 언론인들이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언론이 처한 정치적 맥락에 대해 RSF는 “보수 신문사들이 한국의 인쇄 매체를 확실히 지배하고 있다”면서도 “방송 매체의 경우 다양성을 더 보장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RSF는 “정부가 공영 방송사들의 고위 임원을 임명할 수 있다는 점이 방송사들의 독립적인 편집권을 해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언론이 처한 법적 맥락에 관해서는 “정보의 자유에 관한 한국의 법률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만, 명예훼손은 여전히 이론상 7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며 “언론사가 보도할 때 개인이나 기업의 이름과 같은 기사의 주요 세부 사항을 생략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언론이 처한 경제적 맥락에 관해서는 “한국의 기자들은 비교적 독립적인 편집 환경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회사 수익은 광고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광고는 편집 라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언론이 처한 사회문화적 맥락에 관해서는 “한국의 언론사들은 정치인과 정부 관료, 대기업의 압력에 직면해 있다”며 한국 언론인들 중 27.6%가 자신들의 보도로 인해 고소를 당해본 경험이 있다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특히 RSF는 이중 78.3%가 명예훼손에 관한 고소이고, 고소인의 29%가 정치인이거나 고위 정부 관료였던 점에 주목했다.
아울러 RSF는 한국의 언론인들이 “때때로 온라인 괴롭힘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보호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경없는기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북한은 180개국 중 180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북한은 작년에도 180위로 최하위를 기록한 바 있다. 중국의 경우 북한보다 한 계단 높은 179위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175위였는데, 올해 4계단 하락한 것이다.
178위는 베트남이었다. 북한과 중국, 베트남은 모두 ‘매우 나쁨’ 그룹으로 분류되었다.
미국은 한국보다 두 단계 높은 45위를 기록했고, 일본은 3계단 상승한 68위로 조사됐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