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 대목 노동절 몸살
호텔 가격 최대 500% 뻥튀기
지방정부 제재에도 미끼 상술
"물건 안 사냐" 가이드 폭언도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의 노동절 연휴(4월29일~5월3일)가 시작되면서 소비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지만, 한편에선 바가지요금과 미끼 상술, 몸싸움 등으로 곳곳에서 '진통'도 발생하고 있다.
■싼야 호텔 하루 숙박 2000만원
3일 관찰자망과 중국신문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올해 노동절 연휴 기간의 인기 관광 도시의 대부분 호텔 가격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25% 이상 상향 조정됐다.
대표적 관광지인 하이난성 싼야의 아틀란티스 호텔 로얄 스위트룸은 1박당 10만8888위안(약 2194만원)에 달했고, 체인 호텔도 연휴 전 대비 가격을 몇 배 더 받고 있다.
주요 관광지의 경우 평소 200위안을 넘지 않았던 비교적 저가 호텔들도 1000위안 이상으로 가격을 올렸다. 중국 여행 예약 사이트 씨트립은 호텔의 가격 인상 폭이 20~500%라고 전했다.
지방정부들이 '음식·숙박·관광 서비스의 가격 행위 규범에 관한 주의 경고문'을 내고 바가지요금 금지를 지시했으나 시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관찰자망은 "노동절 연휴 가격을 미친 듯이 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저장성 타이저우시에선 한 호텔이 로비에 있는 0.8m 크기의 소파를 빌려주고 아침 식사와 야식을 제공해 주는 대가로 99위안(약 1만9000원)을 받는 숙박 상품을 내놨다가 해당 지역 시장관리감독국의 조사를 받았다고 펑파이 신문이 보도했다.
다만 이 호텔은 조사가 시작되자 온라인 트래픽을 위한 것이며 서비스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 호텔을 소비자권익보호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황산 정상의 일출 명소인 광명정의 공중화장실 바닥에 누워 밤을 지새우거나 24시간 영업하는 훠궈(중국식 샤뷰샤뷰) 전문점에서 잠을 자는 대학생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또 광시좡족자치구 구이린 한 관광지에서는 입장권 판매원이 55위안(약 1만원) 상당의 화장실 사용권을 판매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조사에 벌였다.
■관광객끼리, 가이드가 욕설·다툼
관광객끼리 주먹 다툼 사건도 벌어졌다. 허난성의 한 관광지 고공 케이블카 안에서 일부 관광객이 주먹을 휘두르며 행패를 부렸다. 그는 제지하는 안내요원도 폭행했다. 이 때문에 케이블카가 크게 흔들렸고, 다른 관광객들이 놀라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윈난성 리장을 출발해 안후이성 허페이로 가는 여객기 안에서 승객 두 명이 몸싸움을 벌이는 일도 있었다. 한 승객이 뒷자리 승객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고 등받이를 젖히자 뒷자리 승객이 등받이에 발을 올리고 좌석을 흔든 것이 싸움의 발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격분한 두 승객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주먹을 휘둘렀고, 이들의 싸움은 승무원과 안전요원이 출동하고 나서야 진정됐다.
마카오의 한 카지노에서 중국인 관광객 두 명이 베팅 문제로 욕설을 주고받다가 싸움을 시작했고 서로의 지인들까지 가세하며 집단 난투극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물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며 관광객에게 욕설을 퍼붓는 가이드도 도마에 올랐다. 중국의 주요 관광지인 윈난성 시솽반나 문화관광국은 전날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물건을 사지 않은 관광객에게 욕설을 한 가이드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가이드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고 가이드 활동을 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또 양측의 합의 또는 관광객 요구 없이 관광객을 특정한 장소로 데려가 쇼핑하는 것도 관광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당국은 가이드에겐 1만위안, 여행사에겐 2만위안의 벌금을 각각 부과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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