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WHO 코로나 기원 조사관, 성추문으로 해고

[파이낸셜뉴스]
WHO 코로나 기원 조사관, 성추문으로 해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조사를 책임지고 있던 페터 벤 엠바렉이 성추문으로 지난해 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벤 엠바렉은 2021년 2월 WHO 조사단을 이끌고 코로나19 바이러스 실험실 유출설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학연구소를 방문한 뒤 실험실 유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로이터뉴스1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기원에 관해 조사를 책임지고 있던 페터 벤 엠바렉이 성추문으로 해고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이하 현지시간) 벤 엠바렉이 지난해 성추문 사건으로 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벤 엠바렉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주장을 해왔던 인물이다.

FT에 따르면 벤 엠바렉은 지난해 해고됐다. 조사를 마무리하는데 수년이 걸린 두 건의 성추문 신고에 따른 것이었다.

WHO는 벤 엠바렉에 관한 성추문 신고가 2015년과 2017년에 접수됐다면서 조사 끝에 그가 지난해 해고됐다고 밝혔다.

WHO는 이어 벤 엠바렉에 관한 조사는 철저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거나,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들이 조사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고 외에 다른 조처는 취하지 않았다고 WHO는 덧붙였다.

벤 엠바렉은 해고 조처에 반발하고 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면서 2017년 사건은 이미 해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성추행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고, 그 외 성추문에 관해서는 알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WHO에서 20년 넘게 일한 벤 엠바렉은 2021년 중국 우한 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는지를 조사하는 WHO 조사단을 이끌면서 주목을 받았다.

벤 엠바렉은 당시 중국측의 핵심 주장 일부를 받아들여 우한의 연구소에서 이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가능성은 “극도로 낮다”고 결론 냈다. 그는 우한 연구소의 안전절차가 탄탄하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그의 이 같은 결론에 대한 반박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실험실 유출론은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고, 미 정보당국 일부도 이를 유력한 가설로 받아들였다.

벤 엠바크는 안전절차가 탄탄하다고는 해도 개인의 실수로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까지 자신이 부인한 것은 아니라면서 자신과 그의 팀 모두가 상당한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WHO의 성추문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에는 에볼라 발생으로 콩고민주공화국에 파견된 WHO 직원들이 성폭행에 가담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일부 여성들이 일자리를 얻는 대신 성폭행을 당했고, 성폭행 뒤 임신한 이들은 낙태를 강요 받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