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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美 대선은 첫 AI 선거?"... 조작 등 우려

"2024년 美 대선은 첫 AI 선거?"... 조작 등 우려
내년 미국 대선에서 재격돌이 예상되는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내년에 실시되는 미국 대선이 첫 인공지능(AI) 선거가 될까?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내년 미 대선에서 AI가 유권자들의 투표를 크게 좌우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동영상을 통해 재출마 의사를 발표하자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30초짜리 동영상으로 맞섰다.

광고에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고 금융 시장이 붕괴되는 장면,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의 동영상이 담겨있다. 자막에는 이 동영상은 완전히 AI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처럼 공화당은 AI를 이용해 2024년에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미국의 모습이 어떠할지를 상상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공화당의 광고가 내년 미국 대선의 양상을 보여주는 것을 예고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술이 점차 복잡해지고 강력해지면서 생활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지만 규제는 미흡하다.

공화당의 광고에 민주당 소속 이베트 클라크 뉴욕 상원의원은 모든 정치 광고는 AI를 사용해 영상을 만들었는지를 표기하도록 하는 법안을 공개했다.

클라크는 2024년 선거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AI도구로 제작된 정치 광고가 사용될 것이라며 “유권자들을 대거 속이고 조작이 가능하다면 국가 안보 뿐만 아니라 선거 안전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

네이선 샌더스 하버드대 데이터 과학 교수와 브루스 슈나이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연구원은 정치권에서 정치헌금 요청 e메일 배포에서 투표 권장 챗봇에 이르기까지 AI를 실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시사잡지 더애틀랜틱에 기고한 글에서 철도와 라디오, TV, 인터넷 같은 기존의 기술혁명이 후보들과 지지자들을 연결시키는 것을 바꿔놨듯이 AI도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AI가 유권자들의 참여를 더 늘리고 양극화를 막는 것인 반면 최악으로 예상되는 것은 유권자를 오도하거나 조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USA투데이는 AI가 사진이나 동영상의 디지털 조작으로 특정 인물이 하지도 않은 말을 마치 발언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딥페이크’가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기술혁신센터 연구원 데럴 웨스트는 "부정확한 정보가 확산돼 유권자들이 가짜 내용을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정보에 노출되는 것이 우려된다”며 “집단 조작은 유권자들의 결정을 왜곡 시킬 수 있어 민주주의에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관련 내용들이 AI로 만들어졌는지 의무적으로 공개를 하지않아도 된다며 “유권자들은 동영상이 가짜인지도 모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슈워츠는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기 전에 선거 조작을 통한 피해부터 입힐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